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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레코딩과 뮤직퍼블리싱, 이런게 궁금하다고요?"(인터뷰)

기사입력 2016.02.16 13:08 / 기사수정 2016.02.16 14:28

김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17년 인연이 비로소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게 했습니다."

김진우 상명대 실용음악콘소바토리 교수(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는 인터뷰를 시작하자 다소 목소리가 떨렸다. 인터넷 정모를 하던 해외 유학파 동료들과 함께 '한국뮤직비즈니스협회'를 만든 게 지난 2000년 6월. 그때 인연들이 현재까지 계속돼 마침내 '뮤직비즈니스 바이블'(박하 발행)이라는 단단한 책 한 권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대학에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세우는 게 20대부터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한국뮤직비즈니스협회도 만든 것이고요. 그러다 2013년 추석 무렵, 멤버들과 식사를 하다 '이제는 책을 써야 할 때'라는데 의기투합해 곧바로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이 책 한 권이 국내 뮤직비즈니스에 대한 교과서, 말 그대로 '바이블'로 읽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 집필진 5명이 모두 뮤직비즈니스 현업에 종사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집필진 소개부터 해달라. 

"처음에는 이름 순서로 싸우다가 결국 가나다 순으로 정했다(웃음). 우선 유지연(이하 호칭 생략)은 학위컬렉터라고 내가 이름 붙여줬다(웃음). 버클리음대에서 뮤직비즈니스 전공을 했고, 뉴욕대(뮤직엔터)와 서울대 경영대학원(마케팅)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워릭대에서는 창조산업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창조경제추진단의 문화창조융합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재즈페스티발 1회때부터 관여해오는 등 공연전문가다. 

이아름은 H2엔터(별 간미연 김동완)와 JYP(비 박지윤 노을 임정희)에서 일했고 현재 KT뮤직 콘텐츠투자팀 차장으로 재직중이다. 책에서는 매니지먼트 분야를 담당 집필했다. 허영아는 소니ATV뮤직퍼블리싱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 메인스트림뮤직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등 처음부터 퍼블리싱 업무를 해왔다. 이창호는 미국 마이애미대에서 뮤직비즈니스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워너뮤직코리아 레이블 매니저를 거쳐, KT 음악사업팀에서 김동률 김범수 등 아티스트 앨범 공동투자를 책임지기도 했다. 현재는 음악 중심 대안학교를 준비중이다."

- 김 교수 이력도 궁금하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뮤직비즈니스학과를 졸업했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KT뮤직에서는 음악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부터는 가온차트에서 객원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 '뮤직비즈니스 바이블'을 주욱 훑어보니 관심가는 내용이 많더라. 레코딩이라든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라든가, 뮤직퍼블리싱이라든가. 

cf.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됐는데 김 교수가 짚어준 핵심내용은 이렇다. 총 355쪽에 달하는 각 차트 모두 생생한 현장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책상에서 이리저리 머리만 굴려 쓴 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1장 뮤직비즈니스의 이해 = 뮤직비즈니스라는 말의 정의부터 시작해 축음기, 레코드, 라디오, 텔레비전 등 관련 발명품의 역사를 짚었다. 
2장 국내 뮤직비즈니스의 역사 = 국내 음악 비즈니스와 관련한 역사를 다룬 것은 이 책이 처음일 것이다. MP3 음원이 판매되기 시작한 1997년부터 멜론이 등장한 2004년을 거쳐 가온차트가 등장한 2010년 등 디지털 음원시장의 주요 타임라인이 아마 솔깃할 것이다. 
3,4장 레코딩 뮤직 = 각론의 시작이다. 투자유치, 제작기획, 프로덕션, 마테팅과 홍보, 유통으로 이어지는 레코딩음악산업의 비즈니스 흐름에 주목해달라. 국내 제작사의 부서와 주요업무도 꼼꼼히 짚었다. 
5,6장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 음원이 아닌 사람의 관점에서 다뤘다. 전속계약 분쟁이나 아티스트 가창계약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 
7,8장 뮤직 퍼블리싱(Music Publishing) = 작곡가들의 매니지먼트라 할 뮤직 퍼블리싱과 저작권에 대해 짚었다. 한마디로 곡이 어떻게 돈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구체적으로는 뮤직 퍼블리셔가 하는 일(계약 등록 프로모션 라이선스 징수 정산 분배 분석 저작권보호), 퍼블리싱 계약서에 담길 내용(보증 계약조건 분배비율 정산기간 감사권한) 등 되도록 실무에 즉각 도움이 될 내용이 많다.   
9,10 라이브 콘서트 =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했다. 

"1999년 귀국해서 LG아트센터에서 공연쪽 일을 하다 당시 김주호 부장을 알게 됐는데, 이 분이 바로 그 유명한 '뮤직비즈니스 핸드북'(데이비드 베스커빌 지음)이라는 외국책을 번역, 국내에 소개한 주인공이었다. 그때 "개정판 안내세요?" 물었는데, 결국 작고하시는 바람에 나오질 못했다. 그 개정판 대신 이번에 '바이블'로 나오게 된 것으로 보시면 좋겠다."

- 굳이 10장으로 구성한 이유가 있나. 

"사실 이 책이 실용음악과 교재로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대학 한 한기가 보통 15~16주인데, 중간고사 기말고사 빼고 1주일에 1장씩 강의할 수 있게끔 짠 것이다. 강사 입장에서는 이에 맞춰 강의계획서를 쓰면 될 듯 싶다."

- 어떤 독자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라나.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친구들, 예를 들어 유지연(한예종 중앙대), 허영아(숭실대) 저자에 따르면 뮤직비즈니스를 다룬 마땅한 교재가 없다고 하더라. 우선적으로 전국에 130개 정도 되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기획사와 제대로 계약을 하고픈 아티스트들도 이 책을 접했으면 좋겠다.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과장급 실무능력 정도는 생길 것으로 자신한다."

- 현재 가온차트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 매주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게 있다. 요즘 여자친구 인기를 데이터적으로 어떻게 분석할 수 있나. 

cf. 김 교수는 SBS '인기가요' 순위를 산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든 주인공이다. 

"지난해 연말 걸그룹 순위를 데이터를 근거로 해서 매겨본 적이 있다. 2015년 음원과 음반순위를 50대 50으로 섞은 데이터였는데, 여자친구가 8등을 했다. 앞이 걸스데이, 뒤가 AOA였다. 신인으로서는 매우 좋은 성적이다. 여자친구의 인기는 이미 지난해에 다져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중시하는 데이터는 '발매 1주차 음반판매량'인데 이를 보면 해당 아티스트와 앨범에 대한 대기수요를 알 수 있다. 어쨌든 여자친구의 최대 강점은 노래 그 자체라고 본다. 이제 관건은 이기용배 작곡팀과 여자친구가 얼마나 계속 호흡을 같이 할 수 있을지 여부다."

- 2016년에 기대되는 뮤지션 5팀만 꼽아달라. 

"블락비, 자이언티, 레드벨벳, 세븐틴, 그리고 여자친구다. 개인적으로는 엑소, 방탄소년단으로 이어진 '팬덤형 아이돌'의 계보를 세븐틴이 이을지, 그리고 빅뱅, 블락비로 이어진 '음원형 아이돌'의 계보를 아이콘이 이을지 관심거리다."

- SNS 시대에 음악은 어떻게 살아갈 것이라고 보는가.   

"보통 한 음원사이트에는 50만~60만 곡이 있다. 사람들은 이 중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만 들을 뿐이다. 그런데 SNS 시대가 되면서 그 파묻혔던 곡들이 새롭게 세상에 드러나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일종의 큐레이션이다. 옛날 음악들, 요즘 차트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음악들, 이런 노래가 자주 부각된다. 이는 저작권료 분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김 교수가 바라보는 K팝의 미래는.

"우리나라 청소년층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걱정이다. 2018년이 되면 20세 이하가 지금보다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한마디로 아티스트를 향해 "오빠, 오빠' 해줄 애들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결국 제작자 입장에서는 외국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 이렇게 음원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정체된다면 공연시장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l34@xportsnews.com /사진=권태완 기자

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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