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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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생존→탈피…'징크스' 있어 건강한 K리그

기사입력 2014.03.28 14:26 / 기사수정 2014.03.28 16:29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누군가에게는 손님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불청객이다. 징크스를 대하는 우리의 일반적인 자세다.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용 새, '개미잡이(Jynx torquilla)'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된 이 단어는 '불길한 징후'라는 의미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고 절대악은 아니다. 그 내용에는 선과 악이 함께 자리한다. 각각의 입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선과 악이  동시에 나타나는 징크스는 K리그에 신선한 소재로 부각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 4라운드에서는 징크스가 쏟아졌다. K리그에게는 비타민 같은 존재다. 징크스로 인해 발생되는 스토리를 먹고 K리그는 올 시즌도 잘 성장하고 있다.

다가오는 5라운드에서도 K리그는 새로운 징크스를 비롯해 다양한 스토리의 양산을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3, 4라운드에 나왔던 대표적인 징크스 이야기 세 가지를 돌아봤다.

#1. 4일 사이 징크스에 울고 웃은 서울

징크스 풍년의 중심에는 FC서울이 있었다. 최근 4일 사이 징크스로 울고 웃었다. 23일로 시간을 돌이켜 보자. 서울은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했다. 이전까지 서울은 안방에서 부산에 강했다. 부산으로서도 부인할 수 없는 '서울 원정 징크스'였다.

부산은 2002년 9월 이후 서울에서 치른 17경기에서 3무 1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여기에 서울은 부산을 상대로 홈 6연승을 거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징크스는 23일 탈피됐다. 부산은 양동현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서울에 1-0 승리를 거뒀다.

3일 뒤, 서울은 또 다른 징크스와 마주했다.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제주전을 앞뒀다. 서울은 제주를 만나면 유독 강했다. 2008년 8월부터 생긴 반가운 징크스가 있었다. 제주를 상대로 17경기 연속 무패(11승 6무)를 달리고 있었고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7승 1무로 역시 무패행진 중이었다.

징크스를 활용, 리그 첫 승을 노렸던 서울은 제주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고요한과 윤일록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두 번의 경기에서 징크스를 마주했던 서울은 롤러코스터 같은 4일을 보냈다.



#2. '징크스, 다음 기회엔 꼭!' 수원과 제주

징크스의 고비를 넘지 못한 팀들도 있었다. '스틸야드 징크스'가 계속된 수원 삼성과 '서울 징크스'에 발목이 잡힌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지난 3라운드, 포항에서는 징크스 하나가 생존에 성공했다.

포항을 방문한 수원의 '스틸야드 징크스'가 계속 됐다. 전반 4분만에 고차원의 선제골로 탈출의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에 징크스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후반 21분 문창진에게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45분 유창현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포항에 1-2 역전패했다.

이날 결과로 수원은 2004년 12월 스틸야드에서 무승부 이후 4무 8패로 포항 원정에서의 약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동시에 포항전 7경기 연속 무승(1무 6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4라운드에서는 제주가 징크스에 발목이 묶였다. 26일 서울 원정길에 올랐던 제주는 서울에 0-2로 패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큰 산을 넘지 못했다"고 말한 제주 박경훈 감독은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3. 감독들의 대처법…여유, 경계, 환영

징크스를 대하는 감독들의 자세도 남달랐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대처법도 다르게 나타났다.

부산의 윤성효 감독은 징크스에 여유를 보였다. 서울 원정길에서 "서울을 상대로 비기면 성공이고, 이기면 좋고 져도 할 수 없는 것이고"라고 말하면서 "징크스 같은 것은 크게 안 믿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괜히 신경이 쓰일 때가 있으면 오히려 '잘 되려고 그러는가보다'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징크스를 경계하거나 비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징크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압박감을 경계했다. 포항전에서 "선수 시절부터 징크스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면 그렇게 흘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징크스 탈출에 비장함을 보였다. 서울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 사령탑 부임이후 유일하게 잘 이기지 못한 팀이 서울인데 이번에는 꼭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징크스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신경은 쓰이지만 기왕이면 있는 게 낫다는 이야기들이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평소 징크스를 믿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좋은 거니까 오래 가져가고 싶다. 언젠가 징크스는 깨질 것이다. 그래도 홈에서 수원과 만나는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여유와 자신감이 있다"며 속내를 보이기도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K리그, FC서울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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