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12년 만에,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KIA 타이거즈와의 처절했던 플레이오프 승리,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연승 등 '사자의 포효'가 하늘을 찌른 가운데, 우승 원동력으로 두 베테랑의 부상 투혼을 빼놓을 수 없다.
주장 구자욱(33)과 23년 차 포수 강민호(41)가 나란히 부상을 안고도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정상적인 주루 및 타격이 쉽지 않은 몸 상태지만, 두 선수는 우승을 눈앞에 둔 중요한 순간마다 온몸을 던지며 승리를 향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삼성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11-1 대승을 챙겨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앞서 1차전에서 7-8로 패했던 삼성은 2차전부터 5차전까지 내리 이겼다.
특히 삼성의 상승세에는 부상을 참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구자욱과 강민호의 헌신이 자리하고 있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막판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수비는 물론 전력 질주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플레이오프부터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추격의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2차전과 4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5차전에서도 그의 투혼은 빛났다.
삼성이 3-1로 앞선 5회말, 구자욱은 무사 1루에서 안타를 터뜨리며 득점 기회를 연결했다. 이후 1사 1, 2루에서 최형우의 적시타가 터지며 삼성이 4-1로 달아났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김영웅의 내야안타가 나왔고, 2루주자 구자욱은 망설임 없이 홈까지 파고들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구자욱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몸을 던졌다.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는 모습에서는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민호 역시 부상과 체력적인 부담을 견디며 안방을 지키고 있다.
강민호는 플레이오프부터 왼쪽 옆구리 근육 파열로 인한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매 순간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하는 만큼 부상에 따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박진만 삼성 감독은 7일 열린 4차전에서 강민호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부여했다.
당시 박 감독은 강민호의 몸 상태를 두고 "정말 쓰러질 것 같다"며 연이은 경기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을 설명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하루 만에 다시 선발 마스크를 썼다. 5차전에서 9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해 원태인과 호흡을 맞추며 팀의 우승에 사력을 다했다.
강민호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더욱 특별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뒤 22년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애 첫 우승 반지를 향한 간절함은 부상에도 출전을 이어가는 간절함으로 연결됐다.
두 베테랑의 투혼에 삼성 타선도 화답했다.
삼성은 5차전에서 3회말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 김영웅의 연속 적시타로 3-1 역전에 성공한 데 이어 5회말에만 무려 8점을 뽑아내며 KT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특히 강민호의 2루수 땅볼 때 상대 유격수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고, 김지찬의 2타점 3루타와 상대 폭투까지 더해지며 점수 차는 11-1까지 벌어지고 대구를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에 빠트렸다.
부상에도 물러서지 않은 주장 구자욱과 데뷔 22년 만의 첫 우승을 꿈꾸는 강민호.
두 선수의 투혼은 삼성이 과거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우승에 배고픈 전사들로 거듭났는지를 설명해줬다.
그리고 12년 만의 우승 달성으로 해피 엔딩을 이뤘다.
사진=대구, 김한준·박지영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