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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장은 바깥 일 해야!" 정몽준 쓴소리 맞았나…일본은 FIFA 회장에 출마하는데→한국은 평의원 3회 낙선+아시아서도 변방

기사입력 2026.11.07 02:00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축구협회 회장은 바깥일을 해야 한다"

1년 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남긴 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축구 행정가를 FIFA 회장 후보로 내세우면서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 핵심부에서 물러난 이후 국제 축구 외교에서 좀처럼 과거의 영향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과는 크게 대조된다.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JFA) 명예회장은 지난 5일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JFA 이사회도 다시마의 출마를 지지했다.

다시마는 내년 3월 열리는 FIFA 회장 선거에서 잔니 인판티노 현 회장에게 도전한다.

당선 여부를 떠나 일본 축구 행정가가 세계 축구 최고 권력인 FIFA 회장직에 공식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의 국제 축구 외교력을 보여준다.



다시마는 2015년부터 FIFA 최고 의사결정 기구에서 활동해 왔고, 2016년부터 2024년까지 JFA 회장을 지냈다. 2023년 AFC 총회에서 치러진 FIFA 평의원 선거에서도 45표 가운데 39표를 얻어 여유 있게 당선됐다.

당시 함께 출마했던 사람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었다. 정 전 회장의 득표는 19표였다. 5명을 뽑는 선거에서 7명의 후보 가운데 6위에 그쳐 다시 한번 FIFA 평의회 진입에 실패했다.

두 사람의 국제 축구 외교 경쟁은 사실 2015년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당시 FIFA 평의회의 전신인 집행위원 선거에서 다시마는 36표를 얻어 당선됐다. 정몽규 전 회장은 13표에 그치며 탈락했다.

정 전 회장은 2017년 재도전했다. 당초 3자리를 놓고 4명이 경쟁했지만 투표 직전 쿠웨이트 후보가 사퇴하면서 남은 3명이 그대로 당선됐고, 정 전 회장은 처음으로 FIFA 평의회에 입성했다. 한국 축구가 정몽준 명예회장 이후 다시 FIFA 핵심부에 진입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년 임기 뒤 2019년 재선에 도전한 정 전 회장은 18표를 얻어 당선권 밖인 6위에 머물렀다. 같은 날 AFC 부회장 선거에서도 몽골축구협회장에게 18-26으로 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한국 축구 인사들은 선거 때만 얼굴을 비춘다", "한국 기업이 AFC에 스폰서 하나 하질 않고 있다"는 식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

같은 날 두 번의 선거에서 패한 정 전 회장은 맨 아랫 단계인 AFC 집행위원 선거에선 후보를 아예 사퇴했다.

정 전 회장은 2023년 FIFA 평의원 복귀에 다시 도전했지만 결과는 또 6위였다. FIFA 최고 집행기구 선거에서만 세 차례 고배를 마신 것이다.

반면 다시마는 그 사이 FIFA 핵심부에서 지속적으로 자리를 지켰고, 이제는 FIFA 회장직에 도전할 정도로 체급을 키웠다.

정 전 회장은 2024년 5월 AFC 집행위원으로 복귀했다. 다만 동아시아지역에 발생한 AFC 집행위원 공석을 채우기 위한 보궐 선거에 단독 후보로 나섰고, 별도 투표 없이 당선된 것이었다.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한 한국 축구가 외교에선 AFC 부회장이나 FIFA 평의원이 아닌, AFC 집행위원을 맡을 정도로 영향력이 형편 없는 셈이다.

정 전 회장의 AFC 집행위원 임기는 2027년 정기총회까지다. 정 전 회장은 현재 FIFA 상업·마케팅 자문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지만 FIFA 평의회처럼 세계축구 핵심 정책을 직접 결정하는 선출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정몽준 명예회장이 던진 이야기가 새삼 눈길을 끈다.

정 명예회장은 2025년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자신이 대한축구협회를 이끌던 시절을 돌아보며 "한국 축구의 내부 행정은 축구인들이 하고, 축구협회장은 바깥일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바깥일'은 국제 축구 외교였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 FIFA 부회장에 당선돼 2011년까지 17년간 FIFA 부회장으로 활약했다.

특히 일본 단독 개최 분위기가 강했던 200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FIFA 내부를 설득해 한일 공동 개최를 만드는 데 정 명예회장의 FIFA 부회장 지위가 큰 영향력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명예회장 이후 생긴 외교 공백을 메우는 것이 정 전 회장 체제의 주요 과제 중 하나였으나 결과적으로 한국은 FIFA 핵심 의사결정 기구에서 장기간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2023 아시안컵 개최지 경쟁 당시에는 개최지를 결정하는 AFC 집행위원 가운데 한국인이 단 한 명도 없어 한국 축구의 외교력 부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 전 회장이 2024년 AFC 집행위원으로 돌아오며 최소한의 교두보는 다시 마련했지만 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일본이 FIFA 회장 도전과 평의회 진출을 통해 국제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동안 한국은 FIFA 평의회 선거에서 세 차례 낙선하며 존재감을 잃어갔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한국 축구 행정의 현실에 대해 뼈아픈 진단을 내렸던 정 명예회장의 발언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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