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의 방망이가 마법사 군단의 방패를 부러뜨렸다. 2년 전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던 아픔을 안방에서 깨끗하게 털어냈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삼성 2승1패) 4차전에서 KT 위즈를 10-5로 제압했다. 2차전, 3차전에 이어 시리즈 3연승을 질주,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고졸 루키 장찬희가 1회초 KT에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장찬희는 일단 1사 1루 추가 실점 위기를 잘 넘기고 이닝을 마쳤다.
삼성 타선은 큰 짐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 막내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의 안타와 박승규의 희생 번트 성공, 구자욱의 볼넷 출루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르윈 디아즈의 동점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김영웅의 1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KT 선발투수 로건 앨런은 삼성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삼성은 이재현의 볼넷 출루로 2사 만루 찬스를 연결했고, 류지혁의 몸에 맞는 공 밀어내기로 한 점을 더 보탰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김도환의 주자 일소 3타점 2루타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를 6-1로 만들었다. KT 우익수 안현민이 낙구 지점 포착에 실패, 보이지 않는 실책을 기록하면서 양 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은 이날 1회말 6득점으로 역대 한국시리즈 1회말 최다 득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2024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1회말 뽑아냈던 5득점을 넘어섰다.
공교롭게도 2024 한국시리즈 2차전 1회말 5득점은 삼성 마운드가 뭇매를 맞은 결과였다. 삼성은 당시 선발투수 황동재가 게임 시작과 동시에 KIA 타선에 뭇매를 맞으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뺏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2년 전 아픔을 대구 홈에서 KT를 상대로 풀어냈다. 김지찬 3타수 1안타 3볼넷 2득점, 박승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구자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디아즈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김영웅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이재현 1타수 1안타 4볼넷 2득점 등 주축 타자들이 나란히 제 몫을 해줬다.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힘겹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KT가 3주 이상 충분한 휴식을 가진 점,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부분 등 객관적인 예측에서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모른다'는 걸 삼성이 입증 중이다. 탄탄함을 자랑하는 KT 마운드를 방망이로 뚫어내고 2014시즌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정복이 눈앞이다.
박진만 감독은 4차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타선이 1회부터 6점을 내서 초반 승기를 잡고 갔다. 선발투수 장찬희가 4이닝 동안 너무나 잘 던져준 것도 큰 힘이 됐다"며 "오늘부로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넘어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내일 5차전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