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크리스 페덱이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복수혈전'을 펼쳤다. 최고구속 153km/h를 찍은 패스트볼과 주무기 컷 패스트볼의 조합을 앞세워 지긋지긋한 '호랑이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페덱은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삼성 2승1패) 4차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페덱의 출발은 산뜻했다. 1회말 선두타자 박재현을 좌익수 뜬공, 김도영을 삼진, 해럴드 카스트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에도 선두타자 나성범을 삼진, 김선빈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한준수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KIA 타선은 3회말 1사후 김태군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페덱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정우에 내야 땅볼을 유도, 선행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 처리한 뒤 2사 1루에서 박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순항하던 페덱은 4회말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도영을 2루타로 내보내면서 경기 시작 후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놓이게 됐다. 일단 카스트로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 급한 불을 껐지만 나성범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페덱은 김선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솎아 내면서 큰 산을 넘긴 뒤 한준수에게 일격을 당했다.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다만 계속된 2사 1·3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하주석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역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페덱은 5회말에도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선두타자 김태군과 박정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쉽게 이닝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2사 후 1루수 디아즈가 박재현의 땅볼 타구에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흐름이 묘해졌다.
페덱은 2사 1루에서 김도영에게 또 한 번 안타를 허용하면서 점점 더 상황이 어려워졌다. 1루 주자 박재현은 3루까지 진루했고, 삼성 내야진이 순간적으로 2루를 비운 틈에 김도영까지 2루까지 진루하면서 2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페덱은 KIA 외국인 타자 카스트로와의 승부를 이겨냈다. 승패 향방을 가를 수도 있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카스트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페덱은 예상을 깨고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성범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김선빈과 한준수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렸다. 2루수 류지혁이 3루 추가 진루를 노리던 김선빈을 잡기 위해 서둘러 던진 공이 실책으로 연결되면서 한준수까지 한 베이스 더 진루하며 1사 2·3루 고비가 찾아왔다.
삼성 벤치는 페덱의 투구수가 99개로 100개에 육박하는 점과 구위 등을 고려해 투수를 좌완 이승민으로 교체했다. 이승민은 하주석을 1루수 땅볼로 잡아준 뒤 2사 만루에서 대타 김호령까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페덱의 승리투수 요건과 삼성의 리드를 지켜냈다.
페덱은 이날 4차전 등판 전까지 KIA에게 정규리그 2경기, 지난 26일 1차전까지 3경기 모두 패전의 쓴맛을 봤다. 후반기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당한 모든 패배가 KIA전에서 나왔다.
페덱은 이 때문에 1차전 이후 불과 사흘밖에 쉬지 못하고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음에도 전의를 불태웠다.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복수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고, 취재진에게는 "KIA는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상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덱은 고대하던 복수에 성공했다. 천적 KIA에게 4차전에서 복수에 성공한 가운데 삼성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삼성이 6회까지 2-1로 앞서가고 있어 이대로 경기가 종료될 경우 삼성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