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막상 불펜에서 팔을 풀 때는 크게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엄청 떨렸어요."
지난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우완 영건 김태형은 올해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제구 난조를 겪는 등 좀처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5월에는 불펜으로 이동했고, 6월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노출했다. 전반기 성적은 15경기 49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5.88이었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조금씩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불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으며, 9월 중순 이후에는 선발투수로 나섰다. 무엇보다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김태형은 후반기 9경기 30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3.56의 성적을 남겼다.
후반기 들어 가능성을 보여준 김태형에게 생애 첫 가을야구를 경험할 기회도 찾아왔다. 김태형은 지난 20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최고구속이 152km/h까지 나오는 등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김태형은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지금은 언제 나가든 전력투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준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확실히 가을야구가 처음이다 보니까 평상시보다 많이 떨리고 긴장되기도 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막상 불펜에서 팔을 풀 때는 크게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엄청 떨렸다. 그래서 그냥 가운데만 보고 던졌던 것 같다"며 "'이게 가을야구의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점에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태형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과 수확이 공존한 한 해였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김태형은 "만족하는 시즌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난해에 비하면 많은 경험을 했던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에서 기회도 많이 주시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특히 김태형은 시즌 막판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투구 감각을 되찾았다. 꾸준한 훈련과 코칭스태프의 조언이 반등의 밑거름이 됐다. 김태형은 "평상시에 계속 연습하면서 코치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 그런데 후반기 막판 선발 등판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느낌이 잡혔다. 코치님과 연습하던 게 타이밍 좋게 선발 등판 전에 좋아졌다. 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선발로 올라가서 내 공만 던지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던지니까 공도 좋아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KIA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선발투수와 필승조를 중심으로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형의 등판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시리즈 전개 양상에 따라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김태형 역시 자신의 차례가 찾아온다면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김태형은 "일단 당연히 경기에 나가고 싶다. 어떤 상황에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점수를 주지 않고 막고 싶다. 정규시즌보다 더 강한 공을 던지고 싶다"며 "형들과 선배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계속 올라가는 것 같다. '원래 가을야구가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형들과 선배님들을 믿고 하다 보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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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