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침묵을 깼다. 팀의 올해 가을야구 첫승을 견인하는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향한 힘찬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8-3으로 이겼다. 전날 1차전 1-5 패배의 아픔을 딛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삼성은 이날 3회초 KIA에 선취점을 헌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타선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초반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흐름이 달라진 건 삼성의 3회말 공격이었다. 2사 2루에서 박승규가 동점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면서 침체됐던 삼성 더그아웃 분위기도 살아났다.
삼성은 기세를 몰아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구자욱이 KIA 선발투수 아담 올러를 울리는 깨끗한 중전 안타를 생산, 2루에 있던 박승규를 홈으로 불러들여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구자욱은 1차전 4타수 무안타 침묵의 아쉬움을 2차전 결승타로 깨끗하게 씻어냈다. 삼성은 구자욱의 적시타 직후 터진 르윈 디아즈의 2점 홈런으로 4-1까지 달아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구자욱은 2차전 종료 후 "오늘은 선수들도 그렇고 팬들께서도 게임을 잘 즐겼던 것 같다. 선수들은 과감하게 플레이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분위기였는데 이걸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다"며 "1차전을 져서 선수들이 조금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 '지금은 축제다, 즐겨야 된다'라고 하셨는데 나도 이 부분을 선수들에게 한 번 더 강조했다. 질 때 져도 과감하고 즐겁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결승타 상황에 대해서는 "내 앞에서 박승규가 동점타를 쳐준 덕분이다. 박승규의 역할이 컸다"며 "득점권에 주자가 있어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됐다. 올러 선수 구위가 좋아서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춘 게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돌아봤다.
구자욱은 후반기 막판이었던 지난 9월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했다. 다행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지만,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까닭에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외야 수비 소화 없이 타격에만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베이스 러닝 과정에서도 전력으로 뛰기는 어렵다.
구자욱은 이 때문에 2차전 역전 적시타를 기록한 뒤 후속타자 디아즈의 홈런 때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기 전까지 가슴을 졸였다. 평소였다면 여유 있게 2루와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까지 내달렸겠지만, 현재 다리 상태로는 무리하게 뛸 수 없었다.
구자욱은 "디아즈 홈런 때 (타구가 넘어가기 전) 뛰면서도 '큰일 났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홈에 들어가야 1점을 내는데 홈런인 걸 확인하는 순간 너무 기뻤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지금 다리에 (테이핑을) 많이 감고 있다. (뛸 때) 다리가 잘 안 올라가는 상황이다"라며 "보시는 분들은 내가 뛰는 게 어색해 보이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통증은 없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타격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고 타격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