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정정용 감독이 전북 현대를 선택한 이유는 잘 갖춰 놓은 '분업화'였다.
정 감독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운영진과의 분업화를 확실히 해 올바른 방향으로 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이도현 단장과 마이클 킴 디렉터 체제로 지난해 8월부터 선수 영입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재고하고 있다. 또한 프런트 업무의 전문화 및 분업화를 확실히 해나가고 있다.
2025시즌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 이러한 시스템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보다는 여름 이적시장에 적재적소에 선수 보강에 성공했다. 그 결과 전북은 K리그1과 코리아컵 우승으로 역대 두 번째 더블을 완성했다.
감독과 단장, 디렉터 간 의사 결정이 핵심이 되는 전북의 구단 운영이 1년 반 만에 빛을 발한 가운데, 포옛 감독이 1년 만에 구단을 떠나면서 전북은 이러한 시스템에 맞는 감독으로 정 감독을 선택했다.
이도현 단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먼저 나와 "지난 시즌 거스 포옛 감독 선임과 함께 마이클 킴 디렉터와 감독, 저를 축으로 새로운 시도로 변화를 이끌어 오려고 했다. 그 결과 구성원의 열의 있는 노력, 선수단, 프런트 임직원 스태프들이 각자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노력, 여기에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생각보다 더 큰 성과 이루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감독님을 모셔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했던 시도들을 현 시점에서 잘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물색한 끝에 최고의 적임자로 정정용 감독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 자리가 정 감독에게 부담스러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답을 주셨다. 그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 정 감독과 함께 2026년을 이끌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축구적인 면에 집중하고 선수단 구성 등을 포함한 나머지 파트는 구단이 이미 갖춰 놓은 시스템에 맡긴다는 계산이다. 이전에 서울 이랜드에서 경험한 실패를 교훈 삼아 자신이 취약한 점을 인정하고 구단과 이런 면에서 소통하며 시스템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정 감독은 "나는 지도는 자신 있다. 그런데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내가 선수를 선발해 쓰면 되고 상무팀도 그렇다"라면서 "프로 구단에서 선수를 데리고 오는 면은 이전 팀에서 부족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팀 감독으로 있는 한, 기량 면에서 선수들이 성숙하고 발전하도록 내가 잡는 게 중요하다. 다른 부분들은 다른 영역인 것 같다"며 "내가 (전북행)을 결정하게 된 부분 중 하나가 결국 여러 일들을 하는 것보다 선수들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가 하는 것이다. 다른 여러 시스템은 구단에서 하는 게 맞다. 분업화가 맞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또 "전북이 분업화돼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느꼈다. 감독으로 내 할 일만 하고 과정과 결과를 만드는 내 일을 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라며 "앞으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당연히 단장님, 디렉터님과 논의해 만들어 가야 하고 논쟁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게 전북"이라며 분업화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스포츠 구단들이 분업화하는 것은 K리그는 물론 유럽 축구계에서도 최근 10년 안에 벌어지고 있는 변화들이다.
정 감독도 이에 동의하면서 "당연히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감독 중심으로 가면서 감독 혼자 책임져야 했다. 혼자보다 둘이 낫고 둘보다 셋이 같이 소통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나아가 "선수단 구성은 누구보다 내가 선수들을 더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의논하고 같이 소통했다. 내가 A를 원한다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같이 분업화해 논의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것이 건강한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만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같이 일해 같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전북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