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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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설설'에 주목할수록 '정몽규 무능' 잊혀진다…떠난 클린스만에 신경 끌 때

기사입력 2024.02.19 06:45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클린스만과 이강인으로 시끄러우면 누가 웃을까. 이제 떠난 사람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이제 남은 사람에 집중할 때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난 뒤에도 대회 관련 이슈가 끊이질 않는다. 우선 한국이 탈락한 뒤 영국 일간지 '더 선'에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이 열리기 하루 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과 핵심 이강인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례적으로 대한축구협회가 불화설을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대표팀 내에서 불화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일각에서는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관련 루머가 들불처럼 번지자 그런 의도론 혹은 음모론도 잠잠해졌다.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두 선수가 주먹다짐까지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이강인 측은 당시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질을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팬들에게 이강인은 9살 선배이자 축구 대표팀 주장에게 대든 선수로 인식됐다. 모든 이슈를 이강인이 집어삼켰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이 휩쓸었다.

손흥민이 요르단전 당일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를 뛰었고,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로 복귀한 뒤 치른 프리미어리그(PL) 경기에서도 손가락에 통증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번 불화설이 더욱 부각됐다. 한국 축구팬이라면 당연히, 그리고 팬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이 여전히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와중 이번엔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들도 이슈가 됐다. 지난 16일 전격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팬들의 화를 돋구는 발언을 쏟아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이 대회 내내 졸전을 펼친 끝에 4강에서 탈락했지만 아시안컵이 성공이었다는 황당한 평가를 내놓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매체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을 되돌아보며 "경기력 면에서 봤을 때 아시안컵은 성공적이었다. 우리는 한국에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이어 이번에는 안드레 헤어초크 코치가 거들었다. 헤어초크 코치는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중요한 경기 전날 저녁에 스타 선수인 손흥민과 이강인으로 인해 팀 내 세대 갈등이 터질 줄은 몰랐다. 선수들의 감정적인 몸싸움은 당연히 팀 정신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요르단전 패배를 선수 탓으로 돌렸다.



모두가 클린스만 사단의 1년을 지켜봤기에 두 사람의 말에 공감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기간 대부분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보내 '외유 논란'이 있었다. 헤어초크 코치 역시 본업을 제쳐두고 오스트리아에서 해설 활동을 하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책임감 없이 행동한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설득력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여론의 분노만 키웠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과 헤어초크 코치의 발언까지 연이어 터진 이슈들은 팬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맵고, 달고, 짠 음식처럼 말이다.

이젠 루머에 휘둘리지 않고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 모두의 시선이 화젯거리에 쏠릴 수록 이번 클린스만 해임과 이강인 관련 문제, 그리고 지난 1년간 승부조작범 사면, 국제축구 외교 참패 등으로 저지른 무능이 가려지기 마련이다. 축구계와 팬들의 시선이 향할 곳은 클린스만, 이강인이 아니라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 실패 이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며 여론을 수습하려고 시도했다. 사퇴를 묻는 질문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이 같았다는 질문과 무관한 답변을 꺼냈다. 4선 도전 여부를 묻자 자신은 정관을 바꾸려고 시도했지만 상위 기관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기껏 한 답변조차 개운하지 않았다. 이젠 회견에서도 들을 내용, 명쾌한 답변이 별로 없다. 정몽규 회장이 말한 감독 선임 프로세스는 어느 팀에나 적용될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할 당시 세운 방향성을 설명해야 했다.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네 또는 아니오로 대답하는 게 일반적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언행으로 보는 수밖에 없다. 정몽규 회장 자신은 뒤로 빠진 채 클린스만 감독에게만 책임을 요구해 그를 경질했고, 대한축구협회는 불화설을 빠르게 인정해 일반적인 협회라면 하지 않을 행동으로 선수들을 방패로 내세웠다. 대한축구협회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선수들은 여전히 재해석되는 과거 영상과 재생산되는 루머, 악성 댓글 등에 고통받고 있다.

지금 당장 루머의 진위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고, 이미 한국을 떠난 외국인들의 말에 휘둘릴 이유도 없다. 그저 한 번 소비하고 말 이야기들이다. 오히려 파고들어야 할 대상은 다른 쪽에 있다. 아시안컵 실패에 대한 책임은 클린스만 감독만이 아닌 정몽규 회장에게도 있으며, 정몽규 회장도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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