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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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오재원 "갈 땐 내 발로 가고 싶었다, 진정성 알아주셨으면"

기사입력 2022.10.08 17:08 / 기사수정 2022.10.08 17:08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16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식을 갖는다.

두산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두산은 16년 동안 두산에서만 뛴 '베어스 원클럽맨' 오재원의 은퇴식을 치른다.

오재원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16년간 두산에서만 뒤며 통산 1570경기에 출장,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2016, 2019)에 기여했으며,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엔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캡틴'의 리더십을 뽐냈다. 다음은 은퇴식을 앞둔 오재원과의 일문일답.

-은퇴식을 앞둔 마음은.
▲그동안 많이 떨어져있다가 입장할 때부터 많은 팬분들을 보고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까, 원래 마인드컨트롤이 됐는데 조금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결정적으로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갈 때는 내 발로 가고 싶었다. 두산의 사람이고 두산의 직원이기 때문에, 허락해주신다면 누구에게 휘둘리는 게 아니라 내 발로 가고 싶었다.

-선수들과 인사는 했다. 
▲은퇴식을 앞두고 연락이 오더라. 안 온 사람들은 다 적어놨다(웃음). 아쉬워 한 사람은 없다. 내 성격을 알고 내 결정을 다 아는 친구들이다. 다 웃으면서 전화했다.

-울지 않으면 허경민이 10만원을 준다고 했다던데.
▲눈물 한 방울에 얼마가 걸려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귀마개를 할까 눈을 다르게 뜰까 하고 있는데, 맞딱뜨려 보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대응을 할까 모르겠다. 대성통곡을 하거나, 웃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선수생활을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너무 많다. 순간순간 얘기를 들으면 그 장면이 기억이 나고 회상되는데, 기억 남는 건 첫 우승했을 때다. 그 때 (이)현승이 형의 공이 어떻게 들어갔는지까지 기억이 난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우승 멤버들이 특별하다고 하던데. 뛰었던 선수들과의 추억을 떠올려보면.
▲좋다. 다 기억에 남고, 다 나에게 소중한 형, 동생들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가지고 가는 좋은 순간이니까, 슬픈 추억 그런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다 오다가다 만날 거니까.

-팬들이 많이 왔다. 마지막 성적이 아쉽지 않은지.
▲평생 잘할 순 없으니 성적으로 얘기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했다고 자부한다. 나보다 연습량이 많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김재환 선수밖에 없을 정도로 2009년부터 단 하루도 풀로 쉬어 본 적이 없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노력들이 조금 인정 받는 것이 감사하다. 마지막에 성적이 좋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다.

-2018년 당시 하고 싶은 야구를 완성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조금 후회가 담긴 그런 말이었다. 20대, 10대에 내가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고칠 수 없는 신체의 버릇이 든 상태에서 다른 이론을 들어서 애둘러 그런 표현을 했었다. 

-은퇴 이후의 계획은.
▲솔직히 꾸미는 걸 좋아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 중이다. 

-유희관 선수처럼?
▲걔처럼은 아니다(웃음).

-동료 후배들에게 해주고싶은 말은.
▲왕조, 몇 년 연속 한국시리즈 그렇게 얘기들을 하는데, 우리는 연봉 총액이 가장 모자란 선수들이었다. 그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강팀이 됐다. 그 정신을 계승해나갔으면 좋겠다. 

-두산이란 팀은 어떤 의미가 될까.
▲사람이 할 수 있다는 열망을 가지면, 모자란 사람들도 힘을 뭉치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 인생에서 한 게 두산에서의 야구밖에 없었으니까.

-키스톤 콤비를 이룬 김재호에 대해 얘기하자면.
▲눈빛만 봐도 안다 그런 말이 있지 않나. 말이 필요없는 사이다. 평생 오른쪽을 맡겼던 사람이다. 수비 위치를 얘기할 때 전적으로 믿는 유일한 그런 사람이다. 나는 나의 유격수의 말을 들었다.

-포스트 오재원의 모습이 보이는 후배가 있다면.
▲내가 2군에서 오래 있었는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뭐냐면 김재호 선수를 따라하려고 했다는 거다. 김재호는 하이 퀄리티의 타고난 유격수의 표본 같은 사람이다. 그걸 따라한다고 해서 할 수가 없다. 그걸 따라하려는 게 아니라 정신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부분이 두산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빠던' 등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는데.
▲창피하다. 국가대표 경기 나갔을 땐 무서웠던 기억 밖에 없다. 프리미어12가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삿포로로에서 대타로 첫 타석에 걸어나갔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 온몸이 너무 후들거렸다. 너무 무서웠고 두려웠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계신다고 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기억밖에 없다.

-공교롭게 이대호와 은퇴식이 겹쳤다.
▲비교 자체가안 된다. 폐가 된다면 죄송하고, 영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대호라는 선수 때문에 용기를 얻고 자부심을 얻었다. 모든 일본 선수가 이대호에게 인사하고 이런 걸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그런 분이시다. 

-오재원을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
▲최선을 다했다는 사람. 표현하기 쉽지 않나. 진짜 최선을 다했다. 그런 진정성을 조금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사진=두산 베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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