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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의 노크] 김상윤 더콘텐츠온 대표 "좋은 장르 영화 통해 즐거움 주고 싶다"

기사입력 2019.07.26 21:34 / 기사수정 2019.07.28 21:06


[김유진의 노크]는 영화계 안팎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숨은 일꾼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엑스포츠뉴스의 고정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열두 번째 주인공은 TCO㈜더콘텐츠온의 김상윤 대표입니다. 영화 제작과 투자·배급, 부가판권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더콘텐츠온은 올해 1월 191만 명을 동원한 '내안의 그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시작했고, 8월 15일 개봉 예정인 공포영화 '암전'의 메인투자·배급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투자배급사로서의 행보를 알렸습니다. 또 IBK캐피탈 등과 같이 1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국내외 부가판권 및 문화콘텐츠 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 금융 자본을 산업으로 끌고 오며 다방면에서의 도전을 계속해나가는 중입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상윤 대표가 이끌어가고 있는 더콘텐츠온은 최근 극장에서 공개된 다양한 영화들의 제작부터 투자·배급까지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드러나는 호방한 기운을 자랑하는 김상윤 대표는 1988년 금성사에서의 근무를 시작으로 1997년 새롬 ENT 영화·비디오·DVD 인터넷영화관 설립과 운영, 프리미어 ENT DVD 등 부가판권 제작·배급사 설립 운영(2001~2009), 프리지엠 대주주 겸 대표이사(2009~2011) 역임 후 30여 년간 탄탄하게 다져온 경력을 바탕으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더콘텐츠온의 대표이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더콘텐츠온에서 처음으로 메인투자·공동배급·공동제작에 나선 '내안의 그놈'을 시작으로 김상윤 대표는 앞으로 이어질 작품들의 방향과 계획, 영화 산업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수익률 120%…'내안의 그놈'으로 연 투자·배급의 시작

-올해의 시작이 '내안의 그놈'부터 기분 좋게 잘 이어져 오고 있어요.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봤을 때 다양한 형태로 참여했던 더콘텐츠온의 모습을 봤을 것이고요. 여기에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온라인 배급 사업으로 선보인 영화만 1100여 편에 이르죠.


"투자부터 제작·배급까지, 손이 안 닿아 있는 데가 없죠.(웃음) 사업을 한 것만 20년이 됐고, 업계에는 30년 정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투자만 놓고 봐도 200편 이상은 한 것 같고요. 흥행에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지만 그 속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는 이렇게 해야 되겠다' 생각을 정립할 수 있었어요."

-'내안의 그놈'이 IPTV 수익으로만 50억 원을 달성했고, TV매출로만 순제작비를 회수하면서 수익률 120%를 기록했죠. 첫 메인 투자작이 알찬 성공을 거뒀는데, 첫 발을 떼기까지의 시작이 궁금해요.

"부가판권 비즈니스를 하다가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하기 위해 20년 동안 고민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전에 있던 회사를 매각하고 다시 이 업계의 일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 연락을 해오면서 생각이 시작된 거죠. 예전에 같이 근무한 핵심 인력 5명을 기반으로 6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내안의 그놈'이 첫 메인 투자작이 된 것이에요. 그 과정에서 외국영화와 한국영화의 공동 투자와 배급을 굉장히 많이 했었죠. 제 스타일이 돌다리도 두들겨봐야 하는데, 그렇게 해보면서 투자배급사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것을 숙지할 수 있었어요. 지금 저희 회사의 직원이 14명이거든요. 첫 메인 투자작을 내놓기까지 능력 있는 사람들을 같이 모았던 것이 지금의 인원이 된 것이죠."

-'내안의 그놈'은 엄청난 고민의 결과물인 것 같아요.(웃음)

"그렇죠.(웃음) 제가 이번이 세 번째 회사 운영인데, '수익을 어떻게 낼 것이냐'에 대한 생각을 당연히 할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 제가 회사의 투자를 이끌어오는 과정에서 단돈 10원도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정말 많으면 40%까지도 수익을 내줬었거든요. 영화 일도 마찬가지로, 모두 제 돈으로 할 수는 없잖아요. 영화 일이라고 하면 보통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다른 사람의 돈을 가지고 무모하게 시도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몇 년을 고민한 것이고, '이렇게 하면 되겠다' 확신이 선 후 '내안의 그놈'부터 시작을 하게 된 것이에요. 혹자는 '운이 좋아서'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저희 직원들만 해도 우리가, 그리고 제가 어떻게 했는지 다 알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관객이 많이 들어봐야 60만 명 정도가 최고 아니겠냐'라는 말이 많았는데, 그 때 저는 '200만'이라고 칠판에 딱 써놓기도 했죠. 개봉 2년 전부터 계속이요."

-흔히 한국영화의 박스오피스를 언급하면서 '중박 영화의 실종'이라는 말도 나오죠. 현재의 더콘텐츠온이 그 허리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네. 그 시장을 본 부분이 있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과 섬세함, 디테일 속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예측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내안의 그놈'만 해도, 편집만 1년을 하면서 100번 넘게 본 것 같아요. 단 1초도 그냥 지나가지 않았죠. 저희는 공동제작이든, 메인투자든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직원들과 같이 공유하고, 6~7명씩 팀을 꾸려서 시나리오 분석을 같이 해요.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해달라고 하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지금의 '내안의 그놈'인 것이고요. 디테일하게 시나리오부터 제작·마케팅·배급·부가판권까지, 그렇게 중간 중간에 가이드를 주면서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관여를 했어요."

-한국영화 시장에서의 허리급 영화들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듣고 싶어요.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이냐, 너희는 극장도 없는데 어떻게 배급하려고 하냐'는 말을 들었을 때, 저 스스로도 잘 할 수 있을지 천번 만번을 고민했었거든요. 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영화 업계에서 1번으로 생각하는 분이 전망좋은영화사의 이서열 대표에요. 저희 '내안의 그놈'도 같이 공동제작을 했는데요,(웃음) 그 분의 첫 작품이 '동갑내기 과외하기'(2001)였고 그 이후에도 '마파도'(2005), '싸움의 기술'(2006) 등이 있었죠. 전망좋은영화사를 차리고 나서도 '청담보살'(2009), '헬머니'(2015), '위험한 상견례2'(2015)처럼 독특한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제가 그런 장르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여기서 할 수 있는 생각이 '과연 그 영화가 얼마나 벌었냐'는 부분이거든요. 철저하게 사업적인 마음으로 접근했을 때는 수익률을 봐야 하잖아요. 100% 다 성공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저희는 부가판권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30% 정도의 마이너스가 나더라도, 수익률은 200~300%가 될 수 있는 영화를 하려고 해요. 그 정도는 저희 직원들이나 제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시나리오 단계부터 잘 다져온다면, 100만 명이 손익분기점인 영화가 10만 명이 드는 그런 현상은 일어날 수가 없어요. 그건 확실하죠.

그러다보니, 그런 다양성 영화의 시나리오가 한 달에 4~50편씩, 정말 많이 들어오기도 해요. 물론 당연히 제게도 천만 관객을 기대하는 영화가 들어온다면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다만 제 생각은 영화를 보고 판단해야지, 주변 환경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손익분기점이 천만 명이든 백만 명이든, 제작비가 100억짜리든 10억짜리든 모두 다 영화인 것이잖아요."

-개봉을 앞둔 '암전'이나 최근 촬영을 마친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메인투자·공동제작·배급)처럼 독특한 개성의 작품의 투자·배급을 맡은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현재 준비 중인 작품들은 어떻게 진행 중인지요.

"'암전' 메인투자 결정을 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죠.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약 10년 동안 시나리오가 돌아다녔다고 들었어요. 신정원 감독이 잘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을 진행하다가 잠시 멈추고 이 작품부터 하자고 한 것이죠. '암전'은 시나리오가 정말 탄탄했고, 신인감독이지만 열정이 정말 대단했거든요. 개봉 전 시사회에서도 평점이 4점을 넘을 정도로 본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서예지·진선규 씨에 대한 연기 평도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죠.(웃음) 손익분기점이 35만 명 정도인데, 잠 잘 때 '암전'의 흥행을 바라면서 혼잣말을 할 정도라니까요.(웃음)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은 시나리오 작업이 거의 다 끝나가고 있고요. '필사의 추적', '악착같이 빛나게'도 현재 개발 중인 작품들이에요. 최대 2년에 세 편, 1년에 두 편 정도가 최적의 기간 같아서 그렇게 맞추려고 하죠."



▲ 냉철한 자기 판단, 김상윤 대표의 소신

-회사 이름에서부터 '콘텐츠'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요. 요즘이야말로 콘텐츠가 정말 중요한 시대잖아요.


"오늘도 저희 직원들과 회의를 했지만, 저는 중요한 의사 결정은 전 직원들에게 물어봐요. 그리고 투표를 하죠. 회사 이름도 그렇게 지었어요.(웃음) 또 일한만큼의 보상은 확실히 주려고 하고요. 보통 조직을 세팅해놓고 일을 진행하는 것과 반대로 저는 일을 시작하면서, 그 조직원을 한두 명씩 붙이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사업 본부장에게 맡기고요. 그 전까지는 제가 좀 힘들지만 직접 참여하고 그렇게 하려고 해요. 지금까지의 저희 영화 작업들이 그렇게 이뤄져왔었고, 또 저희 직원들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냉정하게 얘기해주죠.(웃음) 그렇게 해야 회사의 노하우나 시스템이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이잖아요. 제가 없어도 회사는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회사는 공동운명체고, 직원들과 동업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30년 가까이 일을 하면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에요. 물론 그 순간들이 또 터닝 포인트가 됐겠지만요.

"위기가 있었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안 된다'는 말이거든요. 만약 데드라인이 내일 9시까지라고 하면, 저는 8시 59분 59초까지도 포기를 안했어요. 데드라인의 1초 전까지도, '된다'는 생각을 계속 하죠. 2008년도에 DVD 회사를 운영할 때, 그 투자를 받기 위해서 1년 동안 찾아다닌 곳이 4~50군데가 넘고요. IR(investor relations)한 곳만 200곳이 넘는 것 같아요. 그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켜서 투자심의위원회에 가면 그 쪽에서는 또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계속 설득하는 것이죠. 한 회사는 정말 매일 아침에 찾아가서 사장을 설득시켰고, 결국 투자를 받고 그랬어요. 안된다고 포기하는 순간 인생도 그렇고,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죠."

-지금의 자리를 완성하기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들이었을 것 같아요.

"예전 이야기를 하면 뭉클해지는 것이 있어요.(웃음) 그렇게 투자를 받아서 상장도 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책으로 만들면 천 권도 쓸 수 있죠.(웃음) 힘들 때는 집 뒤에 있는 산에 혼자 가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특히 그 때는 가족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클 때였잖아요. 제가 아이들이 많은데(1남2녀) 제일 찡했던 것이,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온 날 거실에서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 정말 술이 확 깨는 것이에요.

제가 부끄럽게 사는 것을 싫어하거든요.(웃음) 제 인생의 목표 1번이, '내가 없어도 가족들은 부끄럽게 살게 하지 말자'였어요. 2번은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자'였고요. 제가 금성사 영업사원 출신으로 시작해서 최고가 되겠다고 그 때부터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세 번째가 '서른다섯 살 쯤에 사업을 시작해야 되겠다'였어요. '상장 회사의 사장이 되자'였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서른다섯 살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는 데 6개월이 걸렸고, 그 때 같이 근무한 사람이 지금 저희 회사의 영화 제작·마케팅 사업부 총괄로 있는 이승효 전무예요.(웃음) 제가 살아온 과정을 다 안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지금 제가 57세인데, 그것을 47세에 다 이루게 됐어요."

-이렇게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보면, 무언가 목표를 갖고 쭉 달려가야 하는 스타일 같은데 꿈을 다 이뤄버렸다면 그 순간에 찾아오는 허무한 마음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기도 해요.

"더콘텐츠온을 차리기 전에, 2년 정도 여유가 생기면서 가족들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나름대로 편하게 지냈었던 것 같아요. 다신 오지 않을 순간이었죠.(웃음) 그러면서 '세상이 이렇구나, 사람이 이렇구나' 더 알게 됐던 것 같고요. 그렇게 지내는 것도 좋은데, 한편으로는 목표가 없어지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막막한 것이에요. 예전에는 30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서 살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게 벌써 7년 전 얘기네요. 그러다가 지금의 직원들이 저를 찾아왔고, 같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에 제가 세 번을 고사했었어요. 결국 마음이 움직여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고, 그렇게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죠. 저희 회사의 영화 투자·배급 사업부 한상욱 상무 등이 그 멤버들이에요."

-'내 생각과 판단이 맞다'는 확신이 들 때 드는 남다른 뿌듯함이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저를 제일 기쁘고 행복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예측대로 간다'라는 부분인 것 같아요. 좀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마음먹으면 하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제가 영화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이 골프인데, 제가 그동안 골프를 치면서 홀인원을 세 번 했어요.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아시겠지만, 홀인원을 세 번 하는 것은 로또에 세 번 당첨되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홀인원을 해야 되겠다' 목표를 잡고 2년 만에 성공했어요. 두 번째는 1년 만에, 세 번째는 6개월 만에 됐죠. 일 뿐만이 아니라 골프 같은 취미에서도, 마음먹은 대로 꼭 해내려는 생각이 있는 것이죠."

-회사 운영과 관련해 바라는 바가 또 있다면요.

"저희 회사를 이 업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근무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죠.(웃음) 이익금의 몇 %는 환원한다는 내용도 컨설팅을 받아 정리해놓았고요. 두 번째는 저희가 하는 영화들이 흥행이 되는 범주 내에서 행복하고, 또 그러면서 무언가 메시지가 있는 그런 영화들을 좀 만들고 싶은 마음이에요. 또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일을 하니까, 돈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돈이 저를 쫓아오더라고요.(웃음) 책임은 제가 지되, 저희 직원들과 공생공존하면서 같이 갈 수 있는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윤다희 기자, TCO㈜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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