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역대 4번째로 단일시즌 90승을 거뒀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1차전도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2026시즌 KT 위즈의 옆에는 '통합우승' 대신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딱지가 붙게 됐다.
KT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1-12로 패배했다.
이로써 KT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가 되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이었는데, 2021년에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전 전승으로 우승했고, 2023년에는 LG 트윈스를 만나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KT는 홈에서 열린 1차전(3일)에서 8-7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3회 안현민(2점), 5회 한승택(1점), 6회 김현수(2점) 등 홈런 3방을 터트리면서 6회까지 8-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1차전 7회 5실점 이후 KT는 시리즈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8점 차 경기를 1점 차까지 쫓기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마무리 박영현까지 8회 조기 투입하는 등 예상치 못한 전력 소모를 했다. 이 여파는 다음날 2차전에도 이어졌고,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정적 실책으로 2-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1승 1패 후 적진인 대구에서 열린 3차전, KT는 선발 소형준이 초반 제구 난조로 2회까지 4실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 터졌던 타선이 침묵을 지켰고, 결국 한번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1-5로 무기력하게 지고 말았다.
그래도 1승 2패라면 곧바로 시리즈 전적을 동률로 돌린 뒤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4차전에서 선발 로건 앨런이 1회에만 6점을 내주는 충격적인 투구 내용으로 일찌감치 승기가 꺾였다. 경기 중반 추격하는 듯했지만, 불펜이 추가 실점을 하는 바람에 5-10으로 졌다.
5차전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과정이 어떻든 마지막에 이기면 좋겠다. 결과가 이겨야 하고 오늘 이기면 내일이 있는 거니까"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1차전 승리투수였던 데이비스 대니엘이 선발 등판한 KT는 2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고, 3회 장진혁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3회말 대니엘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KT의 희망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주자를 쌓아둔 후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 김영웅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으면서 1-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결국 KT는 대니엘을 3이닝 만에 내리고 고영표를 투입했다.
고영표는 4회를 잘 막아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듯했다. 그러나 5회 유격수 권동진의 실책으로 박승규가 출루한 후, 1사 1, 2루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KT에는 조금씩 암운이 드리웠다. 김영웅과 이재현까지 3연속 적시타가 나왔고, 다시 한 번 실책이 터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무려 8점을 내주고 말았다.
여기서 일찌감치 승부는 결정됐다. 삼성은 원태인이 5이닝을 막은 후, 크리스 페덱을 넣어 확인 사살에 나섰다. 8회에는 투수 우규민과 유격수 권동진이 수비 도중 부상으로 빠지는 등 악재도 겹쳤다. 결국 KT는 무기력한 패배로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역대 6호 업셋 우승 허용은 덤이었다.
KT는 2026시즌 90승 49패 5무(승률 0.647)를 기록, 역대 4번째 단일시즌 90승 팀이 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108억원을 투자해 김현수와 최원준, 한승택을 영입하면서 주전 라인업에 3자리나 변화를 줬다. 이는 큰 효과를 발휘했다.
최원준은 역대 토종선수 2번째 단일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는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현수는 팀의 리더로서 분위기를 만들었고, 한승택은 KT의 약점이었던 도루 저지에서 큰 역할을 해주며 안정감을 줬다.
시즌 중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조합을 케일럽 보쉴리와 맷 사우어로 갔는데, 보쉴리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뛴 로건을 영입했다. 이어 부진하던 사우어와 결별하고 대니엘을 데려와 마운드 보강에 나섰다.
덕분에 KT는 막판 10연승을 포함해 후반기에만 43승 14패 1무(승률 0.754)를 기록하면서 치열했던 1위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여기에 창단 최초로 홈 관중 100만명 돌파는 덤이었다.
한 시즌 90번을 이긴 KT는 단 4승만 더하면 5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 1승만 추가한 채,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사진=대구, 김한준·박지영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