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여수, 권동환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이 3년 만에 코리아오픈 정상에 복귀한 뒤 자신을 역대 최고의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로 평가하는 시선에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안세영은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슈퍼 500)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랭킹 2위)를 게임스코어 2-1(21-12 15-21 21-16)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코리아오픈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996년 방수현 이후 30년 만에 대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에게 패한 이후 이어온 연승 기록을 55경기로 늘렸다. 야마구치 상대 11연승까지 달성하며 세계 최강의 위용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시즌 11번째 개인전 정상에 오르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1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11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모모타 겐토(일본)가 2019년 세운 남녀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안세영은 올해도 같은 성과를 거두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 배드민턴 역사에 다시 한번 새겼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안세영은 홈 팬들 앞에서 우승한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안세영은 "굉장히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 많은 팬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울컥했던 것 같기도 하다"며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뿌듯했고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직후 평소보다 크게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한 이유도 팬들의 응원에서 찾았다.
그는 "우승을 하고 함성을 듣는데 굉장히 뿌듯하기도 하고 소름 돋기도 했다"며 "한국 팬분들 앞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배드민턴을 이렇게 좋아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뜻깊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지난해와 비교해 한층 성장한 부분으로 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꾸준히 작년 성과를 낼 수 있어서 제 자신한테도 자랑스럽다"며 "작년에 비해서 멘털 면에서 성장한 것 같다. 지칠 수도 있는데 그 지치는 걸 환기시키면서 어떻게 해야 될지도 많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세영은 1게임을 21-12로 가져왔지만 2게임을 15-21로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마지막 3게임에서 야마구치의 추격을 뿌리치고 21-16으로 승리했다.
안세영은 "야마구치 선수는 매 경기 새로운 플레이를 가지고 나오는 선수 같다. 경기할 때마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플레이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나오는 플레이들이 있고 안 되는 플레이도 분명히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차분히 기다리고 득점할 수 있는 건 자신 있게 득점하는 방향을 계속 가지고 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안세영은 경기 중 실수가 나오더라도 위축되지 않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점수를 계속 주다 보면 조급해지는 습관이 있다"며 "점수를 주더라도, 실수하더라도 자신 있게 실수하고 상대가 잘한 건 인정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중석에서 들려온 부모님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안세영은 어머니가 경기 중 '잘하는 거 해', '차분히 해'라고 외친 것에 대해 "딱 그 타이밍에 필요한 말을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실수하면 주눅 들 때도 있는데 많은 목소리 덕분에 자신 있게 실수도 하고 득점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안세영은 다음 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시즌 12번째 개인전 우승에 도전한다. 정상에 오른다면 남녀 단식을 통틀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게 된다.
그러나 안세영은 신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을 경계했다.
그는 12관왕 도전 각오를 묻자 "크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 그냥 매 경기 나다운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자신을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는 질문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안세영은 "말씀해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아직 운동 생활을 할 때가 더 많이 있기 때문에 운동 생활이 끝나고 나서 내가 GOAT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여수, 권동환 기자 / 대한배드민턴협회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