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오타니 쇼헤이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투수 이재희(25)가 한국시리즈에서 펼친 눈부신 활약으로 일본 야구 팬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2)를 동경해 투구폼부터 글러브, 스파이크까지 따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재희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자 일본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특히 일본의 한 야구 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에 공유한 이재희 관련 게시글은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일본 팬들은 오타니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이재희의 투구 동작에 감탄하면서도, 단순한 흉내를 넘어 실제 경기에서 뛰어난 성적까지 거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은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3연승을 달린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며 2014년 이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이재희였다.
삼성은 1회말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다. 선발투수 장찬희도 4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5회초 불펜진이 급격히 흔들렸다. 미야모리 사토시와 배찬승이 잇따라 볼넷을 허용하면서 KT에 3점을 내줬고, 순식간에 점수 차가 7-4까지 좁혀졌다.
1사 만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선수가 바로 이재희였다.
이재희는 첫 타자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허경민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6회와 7회에도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최종 성적은 2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상대 타자 8명을 모두 범타로 처리한 이재희는 승리투수와 함께 한국시리즈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일본 매체 '야후 스포츠'도 이재희의 활약에 주목했다.
매체는 "경기를 안정시킨 것은 삼성의 네 번째 투수 이재희였다"며 "5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처리했고, 6회와 7회에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희는 2⅔이닝 동안 타자 8명을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공을 앞쪽에서 놓으며 타자 앞에서 급격하게 제동이 걸리는 변화구를 무기로 삼진 4개를 잡아냈다"고 호평했다.
무엇보다 일본 매체가 흥미롭게 다룬 부분은 이재희와 오타니의 특별한 인연이었다.
매체는 "이재희는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도중 복귀했다"며 "한국 야구계에서도 손꼽히는 오타니 쇼헤이의 열성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상을 통해 그의 투구폼 등을 연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등번호도 지난해 59번에서 17번으로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등번호 17번까지 따라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재희의 오타니 사랑은 일본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일본의 한 야구 팬은 X에 "오타니 쇼헤이의 열성 팬이라고 공언한 한국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이재희"라며 "글러브도 오타니, 스파이크도 오타니, 투구폼도 오타니다. 그야말로 '오타니 마니아'다운 모습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게시글은 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하며 일본 야구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를 접한 일본 팬들은 이재희의 남다른 노력에 감탄을 쏟아냈다.
한 팬은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투구폼을 똑같이 따라 하려면 엄청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팬은 "이 투구폼으로 바꾼 뒤 변화구의 날카로움도 좋아진 것 같다. 정말 많은 연구를 한 것 같아 대단하다"며 이재희의 투구폼 연구가 실제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너무 대단하다. 오타니를 향한 사랑이 느껴진다", "공을 던진 뒤 뒤통수를 만지는 동작까지 제대로 따라 하고 있다"는 등의 유쾌한 반응이 이어졌다.
이재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1경기에 등판해 16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복귀한 그는 시즌 도중 옆구리 부상까지 겪었지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삼성 불펜진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단순히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야구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까지 증명하면서, 이재희를 향한 야구 팬들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 연합뉴스 / X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