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승규가 처음 '주전'의 위치에서 뛴 가을야구에서도 '신 스틸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승부처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6-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규리그 1위 KT 위즈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박승규는 이날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삼성이 3-0으로 앞선 2회말 1사 2루에서 KIA 선발투수 아담 올러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생산, 2루에 있던 김지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출루 후 1루에서 평소보다 더 크게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삼성 더그아웃 분위기를 더 크게 끌어올렸다.
박승규의 활약은 계속됐다. 삼성이 5-1로 앞선 6회말 2사 3루에서 KIA 베테랑 좌완 양현종을 무너뜨리는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면서 팀이 승기를 굳히는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이번에도 흥겨운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삼성 홈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박승규는 5차전 종료 후 "홈에서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기분 좋게 한국시리즈로 가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며 "내 앞에서 김지찬이 계속 너무 좋은 찬스를 만들어 줬다. 이 흐름을 내가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승규는 이번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294(17타수 5안타) 5타점 1도루 OPS 0.762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2차전에서 역전승을 이끈 동점 1타점 2루타와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3차전 결승 1타점 2루타 등 삼성이 승리한 게임에서는 항상 박승규의 활약이 뒷받침 됐다.
3차전에서는 세리머니를 하다가 KIA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 미스를 놓쳐 추가 진루가 무산됐던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매 순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5차전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해내면서 삼성의 플레이오프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박승규는 "감사하게도 내가 잘 친 날 팀이 승리해서 정말 좋았다. 사실 내가 잘 해서 이긴 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다"라며 "5차전에서는 중요할 때 안타를 치면 평소보다 더 세리머니를 크게 하려고 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라도 해보려고 했었다"고 돌아봤다.
또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긴다는 마음으로 왔다.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간다는 걸 의심하지 않고 야구장에 나왔다"며 "타석에서 투수에게 마음속으로 지고 들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잘 통했다"고 강조했다.
박승규는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던 2014년 TV로 지켜봤던 삼성의 통합 4연패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5차전에서 최형우가 0-1로 뒤진 9회말 2사 1·3루에서 기록한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보면서 환호했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가운데 12년이 흐름 지금 자신이 우러러봤던 레전드와 함께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박승규는 "최형우 형이 2014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던 장면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형우 형과 같은 팀에서 뛰고 가을야구까지 함께하는 게 큰 영광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형우 형의 기운을 잘 받아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