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수많은 악재를 딛고 2년 만에 가을야구의 가장 높은 무대로 향하게 됐다. KIA 타이거즈에게 업셋(Upset)을 당할 것이라는 예측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KIA를 6-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규리그 1위 KT 위즈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향하게 됐다.
박진만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우승으로 가기 위해 관문 하나를 뚫었다"며 이제는 한국시리즈에서 지금 분위기, 기운을 다시 한번 끌어올려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전반기를 1위로 마치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후반기에도 32승26패1무, 승률 0.552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에 전반기 3.5경기 차 뒤진 3위였던 KT가 후반기 43승14패4무, 승률 0.754라는 무시무시한 행보를 보이면서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최종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일단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가을야구 시작 전에는 '부상 악령'이 삼성을 괴롭혔다. 타선의 핵 '캡틴' 구자욱이 지난 9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2026시즌 세이브왕 김재윤은 플레이오프 하루 전 어깨 부상으로 가을야구 낙마가 확정됐다.
다행히 구자욱은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는 승선했다. 그러나 외야 수비를 소화하기 어려웠고, 구자욱을 선발 지명타자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고정 지명타자였던 '리빙 레전드' 최형우가 선발 좌익수로 나서거나 벤치에서 대타로 대기해야 하는 핸디캡이 생겼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단기전에서 마무리 투수, 그것도 세이브왕이 빠지는 건 치명타였다. 설상가상으로 KIA가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단 3경기 만에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 삼성과 격돌 전까지 나흘의 시간을 번 것도 달갑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비 때문에 하루 우천 순연되면서 KIA는 추가 휴식까지 취했다. 삼성이 누릴 수 있는 2위 팀 어드밴티지가 상당 부분 줄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IA의 삼성을 업셋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도, 삼성 선수들도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10월 30일 4차전을 패한 뒤 "우리 팀은 항상 어려울 때 잘 이겨냈다. 정규리그 때도 그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상대팀(KIA)보다 (전력이) 떨어질 거라는 예측도 이겨냈다"며 "휴식일을 잘 보내고 새롭게 또 마음가짐을 가지면 분명 5차전에 좋은 모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었다
선수들도 사령탑의 마음과 같았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언론과 팬들의 'KIA 우세' 예측을 보기 좋게 깨버리고 싶었다. 옆구리 통증으로 몸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 더 투혼을 불태웠던 이유다.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쳤던 아픔도 갚아주고 싶었다.
강민호는 5차전이 끝난 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시리즈에 가서 (KT에게) 지더라도 KIA에게는 지고 싶지 않았다"며 "복수를 해보고 싶었고, 모든 언론에서도 우리가 (KIA에게) 질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KIA를 꼭 이기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