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야수들이 투혼의 역투를 보여준 에이스 크리스 페덱을 도와주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2-4로 졌다. 27일 2차전 8-3, 29일 3차전 6-4 승리의 기세를 몰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삼성은 4차전 선발투수로 1차전에서 97구를 뿌렸던 페덱을 내세웠다. 2026시즌 세이브왕 김재윤이 플레이오프 직전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포스트시즌 불펜으로 이동, 선발 자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페덱이 사흘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페덱은 짧은 휴식 기간에도 코칭스태프의 4차전 선발등판 의사 타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 7월 삼성 합류 후 자신에게 세 차례나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KIA를 상대로 설욕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페덱은 정규리그에서 KIA에게 2경기 12이닝 9실점(7자책) 2패 평균자책점 5.25로 고개 숙였다. 지난 26일 1차전에서도 4⅔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페덱은 이 때문에 지난 29일 훈련을 마친 뒤 "팀에 선발투수가 모자란 상황이 되기도 했고, 감독님께서 4차전에 던져 달라고 부탁하신다면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에 당연히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KIA와 세 번 붙어서 다 졌다. 이제는 사적인 감정으로 내가 고쳐야 할 부분들을 빠르게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제일 최우선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페덱은 4차전에서 5⅓이닝 6피안타 1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다만 삼성 야수들은 타격과 수비 모두에서 페덱을 확실하게 지원해 주지 못했다. 특히 두 차례 실책이 치명적이었다. 5회말 2사 후 박재현의 내야 땅볼을 1루수 르윈 디아즈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출루가 이뤄졌고, 페덱은 후속타자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2사 1·2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페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까다로운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디아즈의 실수를 지워줬다. 1루쪽 삼성 더그아웃을 향해 멋진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페덱은 5회까지 89구를 뿌린 상태에서 삼성이 2-1로 앞선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나성범을 범타로 잘 잡았지만, 1사 후 김선빈을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어 한준수의 강한 땅볼 타구가 1루수 디아즈의 글러브에 완전히 들어가지 못했고, 또 한 번 내야 안타로 연결됐다.
이때 타구가 외야 쪽으로 느리게 흘러갔고, 1루 주자 김선빈이 2루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다. 삼성 2루수 류지혁이 재빠르게 3루 송구를 연결했지만, 공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던 김선빈의 등에 맞고 3루쪽 페어 지역으로 빠지는 실책이 됐다. 타자주자 한준수까지 덩달아 2루로 진루, 페덱이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TV 중계 화면상으로 류지혁의 3루 송구가 정확했다면, 김선빈을 태그 아웃 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삼성과 페덱 모두에게 뼈아픈 실책이었다. 페덱의 뒤를 이어 등판한 좌완 이승민이 실점 없이 6회말을 막아줬지만, 실책이 없었다면 페덱으로 이닝을 마칠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결국 실책으로 경기를 망쳤다. 2-1로 앞선 7회말에도 1사 후 김도영의 내야 땅볼을 3루수 김영웅이 뒤로 흘리는 어처구니없는 에러를 범했고, 이게 화근이 되어 연달아 3점을 KIA에 헌납했다. 페덱의 호투에도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 끝내지 못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오는 11월 1일 5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