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저보다 직접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더 뿌듯하실 것 같아요. 선수들이 자신들의 응원을 알아봐 주고, 우리가 응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한 경기 한 경기 더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올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예상을 뒤엎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었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선수단의 선전 못지않게 눈길을 끈 건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었다. KIA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2017년을 시작으로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올해까지 통산 네 번째로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올해는 구단의 새로운 역사까지 썼다. 홈 73경기에서 총 129만9388명(평균 1만7800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구단 역대 한 시즌 홈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4년의 125만9249명(평균 1만7250명)이었다.
팬들의 열정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식지 않았다. 오히려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서 응원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찾은 KIA 팬들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가을야구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투수 성영탁은 "정규시즌 때도 엄청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가을야구다 보니까 팬분들의 응원이 더 힘이 되는 것 같다. 상대 입장에서도 압박감을 많이 느낄 것"이라며 "(상대의 파란색 우비 응원에 대해) 파란색도 세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팬분들의 응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가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팬들의 열정은 원정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잊지 못할 장면까지 연출했다. KIA 팬들이 타월을 활용해 관중석에 'V13'이라는 글자를 만들어낸 것이다.
응원에 활용된 타월의 한쪽 면에는 빨간색 바탕에 2026시즌 캐치프레이즈인 '다시, 뜨겁게'가, 반대쪽 면에는 노란색 바탕에 '최강기아'가 적혀 있다. 팬들은 타월의 양면을 활용해 관중석을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V13'을 완성했다. 팬들이 하나로 뭉쳐 만들어낸 장관이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서한국 KIA 응원단장은 "사실 응원단도 이게 과연 쉽게 될까 싶었다. 의자에 미리 표시해 놓은 것도 아니고, 즉석에서 설명해서 진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며 "그런데 타이거즈 팬분들이 너무 집중을 잘해주셨다. 부족하지만 나를 많이 믿고 따라와 주시려고 노력해 주셨다. 어려운 글자가 딱 5분 만에 만들어지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기하면서도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런 그림을 만들 수 있는 팬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보다 직접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더 뿌듯하실 것 같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응원을 알아봐 주고, 우리가 응원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한 경기 한 경기 더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내야수 김도영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 종료 후 팬들에게 드레스코드를 붉은색으로 맞춰달라고 요청한 것도 응원 열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서한국 단장은 "팬분들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김도영 선수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니까 팬분들도 우리는 원팀이라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런 모습이 굉장히 긍정적이고 좋아 보인다"며 "선수와 팬이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이다. 우리 응원단도 거기에 맞춰 팬분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고, 하나 된 모습을 만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그게 말 그대로 원팀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제 KIA는 벼랑 끝에 몰렸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이후 2차전과 3차전을 연달아 내주면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어느 때보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필요한 순간이다.
서한국 단장은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으니 팬분들께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의해서 경기장에 오셨으면 좋겠다. 우리 응원단,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즐기면서 뛰었으면 한다"며 "김도영 선수 이야기처럼 될 수 있으면 레드로 맞춰주셨으면 좋겠다. 경기는 몰라도 응원으로는 지지 말았으면 한다. 이기든 지든 끝까지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