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한화 이글스 '1.5억의 기적' 아시아쿼터 투수 왕옌청이 대만 귀국 기자회견에서 다년계약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더불어 프로 데뷔 첫 승 직후 직전 소속팀 선배 쑹자하오로부터 받은 선물 이야기에 눈물을 보이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대만 매체 'TSNA' 등 보도에 따르면 왕옌청은 지난 27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한화와 단년 계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구단이 다년계약을 제안했지만, 내 성적이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1년 계약은 지금까지 내 활약을 인정해 준 것이다. 내년 성적을 보고 구단이 더 좋은 조건의 계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스스로 더 잘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1년을 더 뛰면서 내년 성적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지난 13일 "아시아쿼터 투수 왕옌청과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1년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0만 달러, 총 30만 달러(한화 약 4억원) 규모로, 연봉은 지난해(10만 달러)에 비해 두 배가 올랐다.
2001년생인 왕옌청은 2019년부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NPB 이스턴리그에서 활약했다. NPB 이스턴리그 통산 성적은 85경기(343이닝) 20승 11패 평균자책 3.62, 248탈삼진이었다. 이후 왕옌청은 올 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연봉 10만 달러 조건으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KBO리그 도전에 대해 왕옌청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고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낯선 환경이었지만 국외에서 뛰다 보면 당연히 그런 일을 겪기 마련"이라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관심도가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한 경기 한 경기 소화하다 보니 점점 관심이 커지는 게 느껴졌다. 팬들이 응원해 줘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왕옌청은 프로 데뷔 첫 승 이야기에서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마운드에 처음 올라섰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고 정말 감동적이었다. 첫 프로 경기인데 승리투수까지 됐고, 소중한 사람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켜봐 줬다"고 회상했다. 지난 3월 29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왕옌청은 5⅓이닝 3실점 호투로 첫 승을 거뒀다. 할머니와 누나 등 가족이 현장을 찾아 그 장면을 함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전 소속팀 라쿠텐 골든이글스 선배 쑹자하오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왕옌청은 "나를 정말 잘 챙겨주는 분"이라고 말하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후 그는 "정말 감동이었다. 선배들이 다른 후배들에게 선물 주는 걸 봐오면서 내 차례는 언제일까 생각했는데 드디어 받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일본프로야구 문화상 신인이 첫 승·첫 안타·첫 홈런을 기록하면 선배가 선물을 전하는 관행이 있는데 한국으로 이적한 후에도 쑹자하오가 이 전통을 잊지 않고 지켜준 것이다.
쑹자하오가 전한 선물은 30만 대만달러(한화 약 1300만원)를 웃도는 명품 시계였다. 왕옌청은 “7월에 받은 뒤로 매일 차고 다닌다. 볼 때마다 소중한 분이 준 선물이라는 게 생각나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026시즌 왕옌청은 11승6패 평균자책 3.97의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왕사위'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는 "서울 원정 때 식당에서 밥을 다 먹고 나왔더니 이미 팬이 계산을 해놓은 적이 있었다. 홈구장인 대전 근처에서는 커피를 시키면 케이크가 같이 나오기도 했다"며 한국 팬들의 따뜻한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왕옌청은 다가오는 비시즌 올해와 같은 페이스로 훈련을 이어가며 내년 1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한창스포츠 마케팅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