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3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예상치 못한 헤드샷 퇴장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에도 웃을 수 없었던 네일은 상대 타자 박승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네일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57개였다.
경기 초반 네일의 투구는 흠잡을 데 없었다. 네일은 4회말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팀의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KIA가 5-0으로 앞선 5회말 1사에서 네일이 박승규에게 던진 6구째 146km/h 투심 패스트볼이 박승규의 머리를 강타했다. 주심은 헤드샷 규정에 따라 네일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헤드샷 퇴장은 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2003년 한국시리즈 4차전 김정수(당시 SK 와이번스), 2014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류제국(당시 LG 트윈스)에 이어 역대 3번째다.
예상보다 일찍 선발투수를 잃은 KIA는 급하게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해영은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이후 1루주자 박승규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2사 2루에서 김영웅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다행히 후속타자 이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KIA는 돌발 변수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정해영에 이어 이의리, 조상우, 곽도규, 전상현이 차례로 구원 등판해 삼성의 추격을 봉쇄했다. 경기는 KIA의 5-1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네일은 "오늘 컨디션과 투구 감각이 매우 좋았는데, 그런 식으로 투구를 마무리하게 돼 정말 당황스럽고 아쉬웠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충격도 컸다"며 "하지만 팀이 승리해서 정말 기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던져준 불펜투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던진 공은 싱커였다. 박승규 선수가 오늘 나를 상대로 타이밍을 잘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공을 던질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갔고, 결국 공이 손에서 완전히 빠졌다"며 "박승규 선수가 괜찮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박승규 선수에게 직접 미안하다고 전했고, 박승규 선수도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네일에게도 쉽게 잊히지 않을 순간이었다. KBO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걸 보면 야구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3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라면서 "이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투구 레퍼토리나 이런 건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던 대로 집중해서 열심히 던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투수들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네일은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이런 경험을 해봤는데 불펜투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불펜투수들이 내가 던지는 걸 보면서 오늘은 언제쯤 나가겠다는 걸 예상하면서 몸을 풀었을 텐데 갑자기 나오게 됐다"며 "시리즈 첫 경기였고 삼성의 홈구장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던져줘서 정말 고맙다. 내일 커피 한 번 사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네일은 이날 57구만 던진 채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던 만큼 시리즈 상황에 따라 구원 등판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네일은 "내일 코칭스태프와 상의할 것"이라며 "항상 이기고 싶고, 또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구원 등판을 하게 된다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