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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통산 홈런왕의 바람 "기록 안 깨지면 좋겠다"→알고 보니 깊은 뜻…KT 창단멤버 문상철 은퇴, "큰 사랑 받았구나" 느끼며 떠났다

기사입력 2026.10.27 01:48 / 기사수정 2026.10.27 01:48



(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13년 프로 생활을 마친 문상철(KT 위즈).

퓨처스리그에서 수많은 기록을 세웠지만, 후배들이 자신의 기록을 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의 욕심 때문은 아니었다. 

문상철은 올해 정규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2014년 KT 창단 특별 지명을 통해 입단한 후 13시즌 만의 일이었다. 

배명고-고려대를 졸업 후 KT의 창단멤버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문상철은 입단 첫해 퓨처스리그에서 14홈런을 기록하는 등 2군에서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달성했다. 1군에서도 2015년 진입 이후 2년 동안 99경기에 출전했다.

2017년 상무 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최초로 30홈런과 100타점을 달성하는 등 91경기에서 타율 0.339 36홈런 101타점 82득점 OPS 1.091로 몬스터 시즌을 보냈다. 이듬해에도 퓨처스 남부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라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문상철은 전역 후 2020년 74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터트리면서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도왔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그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결승 타점을 기록해 MVP를 수상했다. 

문상철은 2024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는 125경기에서 타율 0.256, 17홈런 58타점 50득점, OPS 0.786으로 활약했다.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오재일이 영입됐지만, 문상철은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여기에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홈런 2방을 터트리며 임팩트를 보여줬다.

다만 지난해에는 79경기에서 타율 0.214, 5홈런으로 주춤했고, 올해는 1군 단 6경기에 그쳤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은퇴가 발표됐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연락이 닿은 문상철은 "2군 시즌 종료 후 (1군) 정규시즌 우승한 다음날 단장님과 면담을 했다. 그리고 은퇴 의사를 전했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고민했다"고 밝힌 문상철은 "다른 팀 생각도 해봤지만, 팀을 나가서 더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루에도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했다"고 고백한 그는 "결정하고 말씀드리니까 오히려 후련했다. 이렇게 오래 고민할 필요가 있었을까 했다"고 밝혔다. 



은퇴 결정 후 문상철은 지난 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이후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6회 대수비로 출전,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결국 이것이 선수생활 마지막 타석이 됐다. 

문상철은 "감독님과 단장님이 배려해주셨다. '나와 가족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한 타석만 세워주시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세 경기를 나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인 걸) 알고 마무리하는 게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홈런포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95%는 지나고나서야 마지막을 알게 되는데, 난 들어갈 때부터 알았다. 상황도 그렇고 후회 없이 돌리고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좋은 타구가 나와 의미가 컸다"고 설명했다. 

문상철의 은퇴 소식은 시즌 종료 후 열흘 뒤 나왔지만, 팬들은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콜업 당일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상철은 "원래 눈물이 많은 스타일은 아닌데, 여태까지 해왔던 게 이제 끝난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팬들이 그걸 보시고 유추하셔서 일찍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문상철은 1군 통산 6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49홈런, 190타점과 173득점 등을 기록했고, 퓨처스리그에서는 통산 131홈런을 기록하며 통산 1위를 지키고 있다. 퓨처스리그 최초의 단일시즌 30홈런-100타점도 2017년 그가 해냈다. 

하지만 문상철은 "당연히 퓨처스리그에서 뛸 땐 잘하려고 하니 그런 기록이 나왔지만, 그 정도 치려면 시간도 있어야 하고 연차가 쌓여야 한다"며 "1군에서 했다면 당연히 좋았겠지만, 그 기록이 깨진다면, 그 선수가 긴 시간 퓨처스리그에 머물러야 한다. 그래서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2023년과 2024년은 모두 1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문상철의 이름을 알렸다. 이는 선수 생활의 위기 속에서 반전을 만들었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문상철은 "사실 2021시즌이 끝나고 야구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다. (박)병호 형도 오고, (강)백호도 1루수를 하면서 우리 팀에 국가대표 1루수만 2명이었다. 그래서 은퇴하고 다른 일을 해야 되나 앞이 막막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니 경기장에서 편해졌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운 좋게 2023년부터 경기에 많이 나갔다. 2024년에도 '주전이 아니니 편하게 하자'고 마음을 먹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아직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나 심우준(한화 이글스), 안중열(NC 다이노스) 등이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문상철은 고영표, 김민혁과 함께 팀에 잔류한 창단 멤버 중 한 명이었다. 2014년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의 첫 시즌부터, 올해 창단 첫 홈 100만 관중을 기록할 때까지 KT와 함께한 것이다. 



문상철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시작했다. 환경도 열악했다"며 "꼴찌로 시작해 우승까지 가는 과정을 보면서, 마지막 홈런을 치고 돌 때 그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꿈만 같다. 입단할 때부터 꿈꾸던 프로의 모습은 이런 거였는데, 그걸 경험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행복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문상철은 KT 팬들에게 "은퇴를 결정하고 내 생각보다 팬들이 응원글도 많이 보내주셨다. 그래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던 선수였구나' 생각했다. 기대하신 만큼 활약은 하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계속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 내 야구 인생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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