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인사였다.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가 프런트 경험이 없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롯데는 26일 오전 "신임 단장으로 이택근 KBO 전력강화위원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롯데는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이 단장의 선임 소식도 함께 전했다.
기존 박준혁 단장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롯데는 예상 외의 인물을 후임으로 선택했다. 구단은 "선수 출신 이택근 단장의 전문성으로 현장과 원활하게 소통하고자 하며, 맞춤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여 지속 가능한 팀 체제를 만드는 데 힘쓸 예정이다"라고 예고했다.
부산 출신인 이 단장은 경남상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은 현대 유니콘스에 2003년 입단했다. 이후 현대와 우리 히어로즈, LG 트윈스, 넥센·키움 히어로즈 등을 거치면서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활약했다.
프로 4년 차인 2006년 118경기에서 타율 0.322로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정교함과 일발장타력을 갖춘 오른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타율 0.311, 15홈런 66타점, 43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보여줬다. 두 시즌 이 단장은 외야수 부문 KBO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LG로 이적했다가 2012년 친정 넥센으로 돌아온 이 단장은 2014년 커리어 하이인 21개의 홈런과 91타점을 올리면서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올렸다. 2020년 은퇴할 때까지 1651경기에서 타율 0.302, 1621안타, 136홈런 773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수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 단장은 은퇴 후 방송 활동과 해설위원, KBO 전력강화위원 등을 역임했다. 구단에서 역할을 맡은 적은 없지만, 롯데는 "현장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KBO 리그에는 선수 출신 단장들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두 차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도운 차명석 LG 단장을 비롯해 김재현 SSG 랜더스 단장,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그리고 최근 부임한 정재훈 두산 베어스 단장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이 단장의 선수 커리어는 역대 단장들까지 살펴봐도 최상위권이다. 그나마 통산 200홈런과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김재현 단장,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한 조계현 전 KIA 단장(현 KBO 전력강화위원장) 정도가 비견될 만하다.
여기에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 이 단장은 한 방송에서 "해설도 좋지만, 나는 야구 행정 쪽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프런트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단장직은 이런 꿈을 펼치기에 최고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장은 해설위원 시절 롯데에 대해 분석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전 야구선수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한 이 단장은 "인기가 많은 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게 DER(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 수치가 떨어진다. 수비 범위가 좁아진다"며 "결국 부담감이다"라고 말했다.
이택근 단장은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성장 단계별 맞춤 육성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해 뎁스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현장과 프런트가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 TVING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