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4년의 야인 생활 끝에 다시 프로팀 사령탑에 올랐다.
20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이동욱 신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26일 "제22대 사령탑으로 이동욱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총액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2026시즌 종료 후 장고 끝에 3년 계약이 만료된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롯데는 후임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그리고 2주의 공백 끝에 결국 이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택했다.
동래고-동아대 출신의 이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촉망받던 내야수였다. 1997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지명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군에서는 4할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인 이 감독은 프로 7년 동안 1군에서는 143경기, 타율 0.221의 성적에 그쳤다. 결국 2003시즌을 끝으로 롯데에서 방출되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직후인 2004년 30세의 나이로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잠시 프런트로 전직했다가, 2007년 LG 트윈스의 수비코치로 옮겼다.
이어 2011년 창단한 NC 다이노스의 창단 코치로 이직하면서 김경문 전 감독을 보좌했다. NC에서 이 감독은 창단 초기 팀 내야 수비의 기틀을 다졌다.
2018년까지 코치 생활을 이어간 이 감독은 2019시즌을 앞두고 NC의 제2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2018년 창단 첫 최하위로 떨어졌던 NC는 이 감독 부임 후 2019년 5할 승률(0.514)에 복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통합우승까지 이뤄냈다.
2022시즌 도중 NC에서 해임된 이 감독은 해외 연수와 해설위원 활동을 했고, 지난해부터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류지현(현 한화 이글스 감독) 감독을 보좌했다.
롯데 구단은 "이동욱 감독 선임으로 프런트와의 밀접한 데이터 공유 및 객관적 전력 분석을 도입해 선진화된 야구를 정착시키는 한편, 수비 불안을 해결해 기본기가 단단한 팀 컬러를 만들고자 한다"고 기대했다.
선임 소식 발표 후 엑스포츠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 감독은 "시즌 중간부터 계속 면접 준비는 했다. 대표팀 생활하면서 경기나 선수들을 보러 다닐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의 장·단점에 대해 인지했고, 이에 대한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롯데에서 어떤 야구를 펼치게 될까. 이 감독은 "나 혼자 하는 야구가 아닌, 롯데 자이언츠의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있는 코치, 프런트, 데이터 요원, 스카우트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수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있는 선수들을 극대화해서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안 흔들리고 안정된 환경에서 야구를 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 감독하면 생각나는 키워드는 역시 수비와 데이터다. 이 감독은 코치 시절 박민우, 감독 시절 김주원을 지도하며 골든글러브 내야수 2명을 육성시켰다. 수비코치 경험이 긴 만큼 수비 이론에 대해서도 깊은 조예가 있다.
NC 시절 이 감독은 데이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했던 지도자였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NC 때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직접 브리핑받는 등 매우 열린 사고를 가졌다"며 "한국인 지도자 중 메이저리그(MLB)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수비는 결국 좋은 습관을 잡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요한 선수는 강도 높게 (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한 그는 "수비를 더 신경써서, 팀이 수비 때문에 졌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시즌 중에도 계속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데이터 부문에 대해서는 "그걸 선수들에게 잘 입힐 수 있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바이오메카닉 관련 박사급 인물이 있고, 성민규 전 단장 시절 측정 장비들도 설치하는 등 데이터를 활용할 환경은 이미 갖춰졌다.
이 감독은 "롯데는 육성을 못한다는 말도 하지만, 지난해나 올해 보면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며 몇몇 선수들을 언급했다. 특히 시즌 중 김한결이나 김태균 등 젊은 투수들이 퍼포먼스팀의 조언에 따라 좋은 결과를 냈는데, 이 감독은 "좋은 시스템 아래에서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희망을 가졌다.
2006년 팀을 떠난 후 이 감독은 20년 만에 롯데에 돌아왔다. "강산이 두 번 변했다"며 웃은 이 감독은 "그때 있던 선수는 아무도 없고 직원들 몇 분이 계시더라. 응원단장님은 그대로시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감이 무겁다. 계속 성적이 안 좋았는데, 과정을 충실히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며 소회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