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한 게임을 따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의 벽은 그만큼 높았다.
푸살라 신두(인도·세계 11위)가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첫 게임을 가져오며 이변을 꿈꿨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저항을 이겨내고 내리 두 게임을 가져오며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신두는 안세영과의 맞대결에서 11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인도 현지 매체들은 첫 게임에서 세계 최강을 흔든 경기력과 안세영의 압도적인 대응 능력을 함께 조명했다.
안세영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프랑스오픈 슈퍼 75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신두를 게임 스코어 2-1(16-21 21-11 21-12)로 꺾었다.
대회 3연패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지난주 덴마크오픈에 이어 2주 연속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시즌 10번째 개인전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승리는 쉽지 않았다. 신두가 첫 게임부터 강력한 공격과 정교한 네트 플레이를 앞세워 안세영을 몰아붙였다. 세계랭킹 1위의 반응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공격을 시도했고, 코트 구석을 공략하는 각도 있는 샷으로 안세영의 움직임을 흔들었다. 안세영도 특유의 수비로 맞섰지만, 신두의 공격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첫 게임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두 선수는 첫 게임에서 11-11까지 맞섰지만 이후 신두가 4연속 득점을 올리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네트 앞에서 상대를 흔들고 공격 기회를 만들어낸 신두는 리드를 지켜 21-16으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그러나 안세영은 한 게임을 내줬다고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공격 패턴에 적응한 뒤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2게임 초반에는 신두도 반격을 시도했지만, 안세영은 랠리의 주도권을 서서히 가져오기 시작했다. 안세영의 반격은 점수로 나타났다. 안세영은 2게임을 21-11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게임에서도 신두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초반 8-5까지 앞서가며 다시 한번 안세영을 위협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침착했다. 신두의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내며 추격에 나섰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안세영의 정교한 샷과 안정적인 수비가 위력을 발휘했다. 결국 안세영은 마지막 게임을 21-12로 마무리하며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시즌 67전 66승 1패를 기록하며 승률 98.5%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에게 패한 이후에는 50연승을 이어갔다.
신두와의 상대 전적도 11전 전승으로 늘렸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신두의 선전과 함께 세계 최강 안세영의 높은 벽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인도 매체 '인디아스포츠허브'는 신두가 첫 게임을 따내며 안세영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경기 후반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신두는 첫 게임에서 현 세계 챔피언을 위협할 만한 기량을 보여줬고, 마지막 게임에서도 한때 경기를 주도할 기회를 잡았다"면서 "그러나 안세영의 꾸준함과 수비 범위, 압박을 지속하는 능력이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체는 신두가 안세영에게 게임을 따낸 것 자체를 의미 있는 성과로 꼽았다. 두 선수의 역대 11차례 맞대결을 통틀어 신두가 한 게임 이상을 가져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고, 이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재 안세영의 위상을 고려하면 첫 게임을 따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성과였다"라며 "안세영은 2026년 들어 좀처럼 패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두의 초반 경기력은 공격과 네트 장악력이 동시에 살아날 경우 세계랭킹 1위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또 "결승 진출과 세계랭킹 1위를 상대로 따낸 첫 게임은 최정상급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힌두스탄 타임스'도 신두의 저항을 조명했다. 매체는 이번 결승을 끈질긴 저항과 압도적인 지배력이 맞붙은 경기로 묘사했다.
매체는 "신두는 안세영의 11번째 상대 전적 승리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첫 게임을 따내며 잠시 이변 가능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매체는 안세영이 여자 단식에서 기준점이 된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신두가 강력한 스매시와 섬세한 네트 플레이로 안세영을 흔들었지만, 안세영은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정교한 드롭샷으로 대응하면서 주도권을 되찾았다"며 "신두가 첫 게임을 따낸 것은 분명한 성과였지만, 세계 최강을 상대로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고 전했다.
'인디안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신두도 경기 후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BWF를 통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할 때는 매 순간 100%의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긴 랠리가 많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점수는 없었다. 좋은 경기였지만, 내가 기회를 살렸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두는"새로운 하루였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첫 게임에서는 모든 점수를 위해 싸웠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5-4까지 대등했지만, 이후 상대가 앞서갔다"며 "세 번째 게임에서는 8-5로 앞섰을 때 리드를 유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안세영이 11-9로 역전했고, 이후 코트를 바꿨다. 그 부분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