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 보라" 최연소·최소 경기 2000안타 손아섭, 새 출발선 섰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33)이 공식적인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손아섭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7차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LG 선발 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친 번트 안타로 공식 기록상 개인 통산 2,000번째 안타를 쳤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전에서 통산 첫 안타를 기록하며 대기록의 시작을 알린 손아섭은 이후 2015년에는 개인 통산 851경기 만에 통산 1,000안타를 기록했고 15시즌 만에 2,00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달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친 손아섭은 이날 사실상 자신의 2,000번째 안타를 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6월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친 안타 1개는 우천 영향에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됨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집계되지 않은 상태였다. 

공식적으로는 1,999번째 안타까지 친 상태였던 손아섭은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후로 후반기 첫 3경기에서도 12타석 동안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앞서 그는 11일 경기를 돌아보며 "하루라도 빨리 2,000안타를 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실질적으로는 2,000안타 이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상태였지만 손아섭은 공식 기록상의 안타 1개를 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3일 잠실 LG전에서는 안타로 기록될 만한 코스로 타구를 날렸음에도 상대의 수비 실책으로 기록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뜻대로 풀리지 않던 손아섭은 기지를 발휘해 자신의 공식 2,000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는 14일 잠실 LG전에서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손주영의 초구를 공략했다. 타격 자세를 잡고 있던 손아섭은 급히 자세를 바꿔 기습적인 번트와 빠른 발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실제 달성 시점보다 늦었더라도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2,000안타 달성에는 무리가 없었다. 손아섭은 14일 기준으로 1,636경기, 만 33세 4개월 27일 만에 2,000안타를 달성했는데, 종전 이병규 LG 코치의 1,653경기와 장성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만 34세 11개월보다 빨랐다.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된 경기는 10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열린다. 손아섭의 2,000안타 달성 시점은 이날 다시 바뀐다. 실제 달성 시점은 지난 7월 10일 대구 삼성전이 되는데, 당시 자신의 1,631번째 경기에서 만 33세 3개월 22일 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셈이 된다. 

손아섭은 이제 다음 단계인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를 바라본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은 현역 시절 2,504안타를 친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갖고 있다. 앞서 손아섭은 사실상 2,000번째 안타를 친 이후 "2년 전쯤에 장성호 선배님과 최연소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선배님께서는 '그건 당연하고, 너는 2,000안타가 아니라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자만하거나 만족하지 말고 더 잘해서 나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을 보라'고 하셨다"고 말한 바 있다.

KBO 역대 2,000안타 달성 당시 경기 수·연령
①양준혁(1,803경기, 38세 14일)
②전준호(2,052경기, 39세 6개월 27일)
③장성호(1,915경기, 34세 11개월)
④이병규(1,653경기, 39세 6개월 11일)
⑤홍성흔(1,895경기, 38세 3개월 17일 *우타자 최초)
⑥박용택(1,760경기, 37세 3개월 21일)
⑦정성훈(1,995경기, 36세 2개월 1일)
⑧이승엽(1,748경기, 40세 20일 *최고령/최소 시즌(14))
⑨박한이(1,893경기, 37세 7개월 11일)
⑩이진영(2,000경기, 37세 1일)
⑪김태균(1,790경기, 36세 1개월 9일)
⑫최형우(1,772경기, 37세 4개월 4일)
⑬손아섭(1,636경기, 33세 4개월 27일 *최연소/최소 경기)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