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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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vs윤석민, 경쟁 시나리오가 남긴 한가지

기사입력 2015.05.05 07:28 / 기사수정 2015.05.04 16:5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경쟁을 부추겨볼까 해. 자극을 줘야겠어."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염경엽 감독은 김하성과 윤석민을 두고 그렇게 말했었다.

7년 가까이 팀의 붙박이 유격수였던 강정호가 빠져나간 자리.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3루수 윤석민을 유격수로 전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윤석민은 지난 겨울 데뷔 이후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준비 정도와 소감을 듣기 위해 언론 인터뷰가 밀려들었고, 본인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만큼 '화제집중'이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한명 있었다. 바로 프로 2년차 김하성이다. 지난해 주목을 받으며 입단했던 김하성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5월 중순에서야 데뷔 첫 1군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지난해 김하성의 포지션은 강정호의 백업 선수였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포함되면서 알찬 한 해를 보냈다.

염경엽 감독은 겨우내 윤석민과 김하성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그간 팀에 공헌한 것을 고려해 윤석민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겠다"면서도 김하성의 수비 능력과 가능성을 함께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시나리오대로 됐다. 지난 겨울이 윤석민에게는 확실히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전보다 훨씬 집중적인 관리를 받았고, 그 성과가 조금씩 눈에 보인다. 윤석민은 올해 3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9리 6홈런 22타점으로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봄을 보내고 있다. 

윤석민 본인도 유격수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순발력이 좋아졌고, 여러 부문에서 향상된 것 같다"는 윤석민은 "트레이드 된 이후 1년이 지났는데, 기회를 많이 얻고 있어서 좋다. 두산에서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못받았다. 넥센에서는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유격수 포기가 아쉽지는 않냐는 질문에 "내가 21살짜리 후배에게 밀렸다"고 웃으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은 했는데, 하성이의 수비가 더 안정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만약 내가 계속 유격수로 나갔으면 실책을 많이 했을텐데 하성이가 잘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후배를 격려했다.

김하성도 '윈-윈'이다. 2년만에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안정감은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지만, 크게 부담갖지 않았던 공격력도 일취월장 했다. 특히 장타력이 돋보인다. 벌써 7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유격수 자리를 둘러싸고 전쟁 아닌 전쟁을 치렀던 윤석민과 김하성.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 끝에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3일 잠실 LG전에서 윤석민이 선제 3점 홈런을 날린 후 김하성이 쐐기 홈런을 터트렸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두사람의 홈런이 승리를 견인했다"고 특별히 언급하며 흐뭇해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오키나와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하성(왼쪽)-윤석민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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