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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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SK의 가을은 아름다웠다

기사입력 2014.10.17 21:27

나유리 기자
SK 선수단 ⓒ 엑스포츠뉴스DB
SK 선수단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목동, 나유리 기자] 이렇게 SK의 도전이 멈췄다. 그래도 그들이 써내려간 '가을의 전설'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만수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정말 피 말렸던 한달이 넥센과의 최종전에서 2-7로 패하며 막을 내렸다. 4위 LG 트윈스가 사직에서 롯데를 상대로 그것과 상관 없이 SK의 패배 자체만으로 마지막 4위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SK가 4위 경쟁을 할 수 있을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불협화음과 최정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SK는 힘겹게 시즌을 꾸려왔고 전반기 막판 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4강보다는 최하위 한화와 더 가까운 승차였다.

그런데 후반기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가열차게 승리를 쌓은 SK는 KIA, 롯데, 두산 등 경쟁자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LG와 최후까지 4위 전쟁을 치르는 유일한 팀이 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4위 경쟁팀 중 가장 강한 팀으로 SK를 꼽았었고, 예상은 적중했다.

'행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밴와트마저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면서 마음을 졸였지만, 2000년대 명문팀으로서의 뒷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며 '혹시나'하는 기대를 품게 했다. 

17일 경기를 앞두고 이만수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그리고 그 밝은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미리 건넸다. "늘 사표를 가슴에 품은 심정으로 경기장에 나왔다"는 이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이게 기적이고, '미라클'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뒤는 생각하지 않겠다"며 마지막 경기를 앞둔 각오를 다졌다.

또 프런트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성적이 안좋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믿어준 구단주에게 감사드린다. 만약 내가 시즌 중반에 안좋게 그만뒀다면, 내 야구 인생 자체도 흔들렸을 것이다"며 미소지었다.

"오늘로서 마지막이라 오히려 홀가분하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 마지막에 이미지를 다시 좋게 만들어주신 것 같아서 만족한다. SK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됐으면 좋겠다. 내가 없더라도, 다른 감독이 오시더라도 그 트랜드는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이만수 감독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한 취재진들에게도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고맙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라고.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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