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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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추억' 조범현 감독 "금메달 부담감? 아는 사람만 알아"

기사입력 2014.08.16 06:33 / 기사수정 2014.08.16 12:59

나유리 기자
kt 조범현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모두 최고의 결과를 기대하는 국가대표팀의 감독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그 이상이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조범현(현 kt 감독) 감독 역시 그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야구회관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기술위원회를 열고 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발표했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둔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지휘봉도 잡게 됐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최대 관심사는 은메달, 동메달이 아닌 금메달이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인만큼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선수들의 병역 혜택이 아시안게임에서는 오직 금메달에만 적용이 되는 만큼 이번에는 메달의 색깔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이 이끌었다. 당시 류현진(당시 한화), 윤석민(당시 KIA), 추신수(당시 클리블랜드), 이대호(당시 롯데) 등 최고의 투·타 선수들로 꾸려졌던 대표팀은 대만-홍콩-파키스탄을 차례로 꺾은 뒤 준결승에서 중국에 7-1 승리를 거뒀고, 대망의 결승전에서 판웨이룬을 앞세운 대만을 상대해 강정호(넥센)의 '멀티 홈런'으로 9-3 완승을 거뒀다. 결국 5전 무패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금의환향을 할 수 있었다.

벌써 4년이나 지난 일인데도 조범현 감독은 당시의 긴장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정말 그건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손사레를 친 조 감독은 "아시안게임 전에 부산에서 합숙 훈련을 하는데 거의 한달 가까이 되는 그 시간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술을 마셨다"고 회고했다. 그만큼 국민적인 기대가 감독의 피를 말린 셈이다.

조범현 감독은 "금메달을 따야하는게 너무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부산 합숙 훈련에서도 그렇고 훈련을 정말 많이 시켰다. 그만큼 걱정이 됐다. 당시 코치들에게 '나 금메달 못따면 한국 못들어간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사실 선수들은 더 절박했을거다. 군대 공백은 2년이 아니라 거의 4년이라고 봐야한다. 내가 삿포로아시아야구선수권이랑 WBC 코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연습을 바짝 시켰다"며 웃었다.

당시 야구 대표팀은 광저우 선수촌에 입성해서도 연일 아침, 오후, 야간으로 이어지는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역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조범현 감독은 "얼마나 걱정했었는지 모른다. 남들이 보면 당연히 우승 하는건데 그때 대만 투수들이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한판 승부니까 꼬이다보면 그냥 '어?' 하는 사이 잘못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잘해줬고, 연습하면서 손발을 잘맞췄다. 금메달 확정 되자마자 코치들이랑 마사지를 받으러 가서 코골면서 잤다. 긴장이 완전히 풀리더라"며 목표를 달성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미소지었다.

지금은 웃음꽃이 피는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모두 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얻어내야 했던 만큼 당시 조범현 감독이 느꼈을 압박감의 무게는 상상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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