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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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령' 신세경 "혁신적 역할 자랑스러워, 카타르시스 느꼈다"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9.27 09:57 / 기사수정 2019.09.27 10: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조선 시대 신입 사관의 옷을 벗고 블랙 재킷을 말끔히 차려입었다. 힘껏 묶은 머리를 풀고 긴 생머리를 내려뜨렸다. 다시 배우 신세경으로 돌아왔지만, 두 달 넘게 구해령과 하나가 된 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마지막회에서 구해령(신세경 분)은 이태(김민상)에게 사필은 멈추지 않는다며 진실의 힘을 호소했다. 다른 사관들 역시 구해령을 지지했다. 3년 후 구해령은 예문관의 권지에서 사관이 됐다. 이림(차은우)은 궐을 나와 자유롭게 살았다. 오랜만에 한양에 돌아온 이림은 구해령의 집을 찾았다. 이림과 구해령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했고,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결말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이지 않나 싶어요. 갈등을 다 해결하고 각자 인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요. 사랑은 ing인데 그 부분이 어렵긴 했어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대군과 여자가 혼인 없이 계속 살아간다는 게 시대를 놓고 볼 때는 어려운 일이어서 그 부분이 고민이 되긴 했는데 그 상황 안에서 합의점을 찾아 결말을 낸 것 같아요.”

신세경에게 ‘신입사관 구해령’은 ‘가려운 곳을 긁어준 작품’이었단다.

“처음 대본을 받고 되게 원하던 작품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가려운 곳을 긁어주던 작품이라고 생각해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물론 작가님, 감독님을 만나보고 확신이 들어 결심한 것도 있지만 대본을 봤을 때 2부 엔딩에서 구해령이 족두리를 쓰고 별시를 치러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익히 들어 알고 있듯 조선시대는 여성들이 자아를 표출하기 힘든 시대였잖아요. 물론 비현실이지만 카타르시스를 충분히 느꼈어요. 이 작품은 흥망과 관계없이 소중하고 귀한 작품이에요.”

신세경이 맡은 타이틀롤 구해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대신 여사라는 새로운 열망을 품고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캐릭터였다. 권지에 불과하지만 불의를 불의라고 말할 줄 아는 당당한 여자다. 

“타고난 성격도 있을 거예요. 어린 시절 청나라에서 서구 문물을 접하고 탐구하고 싶은 학문들이 마음속에 생기면서 여자가 왜 이 시기가 되면 혼인을 해야 하는지, 울분이라기보단 근본적인 의문이 있던 것 같아요. 대체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거죠. 구해령이 원하는 대로 말을 뱉고 행동할 수 있었던 건 뿌리부터 시작된 의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닌가 해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의문으로부터 발걸음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어요.”

조선 시대 여성이지만 마치 현대의 여성 캐릭터와 비슷했다. 그는 “시대상에 걸맞지 않은 여성을 연기하는 만큼 고정관념을 벗어버리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조선시대에 맞지 않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건지, (시청자가) 괴리감을 느낄까봐 두려웠거든요. 대본을 읽어보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하면서 느낀 건 이 드라마 대본이 가진 섬세함이랄까. 구해령이 족두리를 쓰고 시험을 치르고 거부할건 거부하고 길을 찾는 과정에서 호흡이 납득되도록 대본이 설명해주고 있었어요. 덕분에 두려움은 금방 잊고 확신을 가지고 임했어요.” 

구해령은 얌전한 규수로 살기보단 혼례식 대신 여사 별시를 치르고, 당당하게 관원으로 입궁했다. 목을 베겠다며 분노하는 왕 앞에서도 “날 베도 사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패기를 갖췄다. 구해령을 연기하는 신세경은 “굉장히 자랑스럽고 기뻤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엄청 큰 혁신이라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시대상에 걸맞은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판타지잖아요. 걱정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걱정은 털어내고 온전히 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실제의 자신과 닮은 점도, 다른 점도 있다며 웃어보였다.

“가지고 있는 불꽃은 구해령과 비슷하지만 사회화 된 인간이기 때문에 구해령처럼 지르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신들이 많았어요. 그 시대에서는 파격적인데 현대의 내가 볼 때도 무릎을 탁 칠만한 게 많아 주옥같았죠. 오라버니는 동생을 걱정하는데 해령이는 한평생 오라버니를 부러워했어요. 내 삶을 살아가는 걸 너무나 바래왔다고 말하는 장면도 좋았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나무엑터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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