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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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의 최고 모델 하킴 올라주원

기사입력 2005.02.17 21:07 / 기사수정 2005.02.17 21:07

김성열 기자

지금 국내 프로농구의 상황은 신장과 힘을 바탕으로 하는 좋은 용병 센터와 국내선수들의 조합을 이룬 팀구성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그들이 골밑 플레이를 얼마나 충실히 해주느냐가 리그 순위를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이것이 현재 TG와 KTF가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각 팀들은 능력있는 센터 영입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고 그 여부에 따라 희비를 가르고 있다. 

물론 국내 무대에서의 센터의 역할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예전 농구대잔치 시절이나 프로, 심지어 아마농구에서도 센터는 팀 전력에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만큼 센터는 중요한 포지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만약 농구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센터를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하킴 올라주원이 아닐까 싶다.


백넘버 34번, 하킴 올라주원

먼저 그의 센터적인 능력을 보기전에 그의 일대기를 살펴보자. 우선 그는 백넘버 34번를 달고 94, 95년 우승과 96올림픽 금메달 석권 등 수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이런 그가 NBA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84년 드래프트1번으로 선정되면서부터였다. 당시 그는 213Cm의 키로 이미 스타탄생을 예고 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랄프 샘슨과 함께 역사상 최고의 트윈타워라 불리며 로케츠를 단숨에 우승전력으로 극대화 시킨다. 특히 당시에는 현재 '전설'로 분류되는 많은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을 시기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그는 신인이었지만 랄프라는 뛰어난 조력자와 함께 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거칠 것이 없던 하킴에게도 시련은 찾아온다.

번번히 전설들에게 가로막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만다. 또한 파트너였던 샘슨마저 잦은 부상과 그에 따른 경기 결장으로 결국 87년 타팀으로 트레이드되고 만 것이다. 당시 날개를 잃어버린 골밑은 정말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92년 루디 톰자노비치의 부임과 함께 서서히 팀 개편에 들어간다. 또한 파이팅 좋은 구성원을 보유하게 되면서 점점 강팀에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93시즌. 그는 드디어 시즌 mvp와 우승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에 선수와 센터로써 자리잡게 된다. 또한 94시즌까지 2연패를 달성하면서 당시 NBA를 주름잡던 스타들에게 자신이 최고임을 못박아 버린다. 하지만 올라주원에게는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온다. NBA를 2연패한 후 연봉 인상을 요구하던 선수와 구단의 대립과정에서 그의 또 다른 조력자인 "글라이드" 드렉슬러가 팀을 떠난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우승 반지에 목말라 하던 찰스 바클리가 팀에 합류하면서 다시 한번 절대강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외톨이였던 피펜까지 가세하면서 마치 2004년의 레이커스와 같은 조합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하지만 신은 공평했는지 그들에기는 '융화'라는 단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노장이 되어버린 올라주원 마저 무릎부상으로 인한 잦은 결장으로 벤치에서 더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바클리와 피펜 또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 으르렁대기 일쑤였고 결국 이 화려한 사기조합은 끝이 난다.

이후 휴스톤은 신예가드 프렌시스를 영입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팀을 새롭게 리빌딩하기 시작한다. 이와중에 프렌차이즈스타였던 올라주원은 토론토로 팔려 가고 만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최고의 센터라 자부한다

그렇다면 이제 필자가 왜 올라주원을 최고 센터로 자부하는지 말해볼까 한다. 먼저 그는 센터의 기본인 골밑 공격만 우수한 선수가 아니다. 좋은 패스 능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수비력이 그를 더 높게 평가하게 한다.

그는 장신임에도 놀라울 정도의 피벗을 보여 준다. (오죽하면 그에 별명이 드림쉐이크라고 할 정도였다.) 그의 피벗으로 상대 센터는 그를 붙잡을 수 없었고 그에 따른 수비가 붙으면 인앤아웃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하였다.(이는 2.5개인 그의 통상 어시스트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정확한 아울렛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었다.(특히 2연패 당시 카셀이나 하퍼 드렉슬러 같이 속공 능력이 좋은 가드들이 많았던 것이 그의 아울렛을 더욱 빛나게 했다.)

그의 능력은 수비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 이는 긴 팔로 인한 블락슛(3830개 역대1위)과 스틸(2162개 역대7위)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때문에 그를 마크하는 선수들은 그의 앞에만 서면 숨죽이고 무엇을 할지 고민했어야 했다. 그리고 뛰어난 센터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이 될 수 있는 리바운드 역시 최강이었다. 공격, 수비 리바운드를 통틀어서도 말이다. 


다시 보고싶은 정통센터들의 몸싸움

올라주원. 그는 과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고 최고의 조력자를 만나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또한 그는 진정한 센터가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그에 맞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현재 리그 최고 센터 오닐 역시 그의 피벗을 가장 존경한다 했을 정도다. 이처럼 탁월한 그가 골밑에서 활약했으면 그 구성원들은 얼마나 편하게 게임을 했을까 생각하니 부러울 정도이다. 최근 들면서 조금씩 팀을 즐겁게 했던 정통 센터들이 사라지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그가 있던 시절 센터들이 몸을 부딪치는 경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비록 쓸쓸한 은퇴였지만 그의 백넘버 34번은 여전히 휴스턴의 영구 결번으로 남아 있듯이 말이다.


by - TheAnswer#3


김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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