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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최윤겸 감독과 같은 지도자 되고 싶다"

기사입력 2008.08.20 23:49 / 기사수정 2008.08.20 23:49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한국형 지단'이라 불리며 K리그를 주름잡던 김종현. 그는 지금 고양 KB 국민은행 소속이다. 선수 겸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김종현.

<'지단' 김종현의 한국축구>에서는 K리그, 내셔널리그를 모두 경험한 김종현 선수와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토론을 하며 앞으로 한국축구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김종현 선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 축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하게 됐다. 원래 그 또래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 운동을 무척 좋아했고, 때마침 친구가 축구부 테스트에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같이 테스트를 받게 됐는데, 우연히 그때 당시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 선생님의 눈에 들어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미드필더를 보지만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는 그때 당시 내가 키가 다른 또래보다 컸었기 때문에 골키퍼부터 시작했다.

◇ 성인축구 입문을 국민은행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입단하게 되었는가?

= 충북대를 다닐 때, 사실 축구를 포기하고 체육교사의 길로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대학교 3~4학년 때 들어서 축구에 대한 미련이 다시 생겼고, 그러던 차에 대통령배 축구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그 대회에서 당시 국민은행의 코치였던 김학범 현 성남일화 감독이 나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은행으로 오지 않겠느냐?’라는 권유하게 되어 국민은행에 입단하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지금의 나를 키워준 것은 김학범 감독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학범 감독님께 국민은행에 있을 당시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때 김학범 감독님께서 가르쳐주셨던 것을 다시 되새겨가며 나도 앞으로 저런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국민은행이 해체되고, 프로팀 전남으로 갈 때도 김학범 감독님과 지금 국가대표팀의 수석코치이신 정해성 당시 전남 코치가 많은 도움을 주셨다.

◇ 프로통산 239경기에서 30골 28도움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프로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 프로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 하면 당연히 프로 첫 골을 넣은 경기가 아닐까 싶다. 지금도 맞붙었던 팀과 득점상황을 고스란히 기억한다. 전북과의 경기였고, 연장 전반 13분이었다.

그때 당시는 골든골 제도가 있어서 연장전에 한 골을 넣으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연장 13분에 김도근 현 광양제철고 코치가 크로스를 올려줬고 그 볼을 받아 헤딩슛으로 프로 첫 골을 넣었다. 그때의 기쁨은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뻤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희열을 느꼈던 걸로 기억한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대전으로 온 첫해인 2003년 전남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역시 헤딩으로 넣은 역전 골이었다. 득점을 하기 전까지 2:2로 맞서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전년도까지 소속팀이었던 전남과의 경기였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고 싶었는데 때마침 좋은 기회가 와서 그것이 골로 연결됐다. 그때 한참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골로 팀은 정규리그에서 더욱 상승세를 타게 되었다.

◇30골 28도움을 기록했는데, 30-30클럽에 도움 2개가 부족했다. 이점이 아쉽지는 않은가?

= 물론 많이 아쉽다. 프로에서도 30-30 기록을 세운 사람이 몇 명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기록에 내가 거의 도달해 있었고 많은 기록도 아닌 도움 2개가 부족해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프로선수로서 기록에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꼭 달성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대전에서 20-20클럽에 들면서 좋은 활약을 했던 것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지도자가 되어서 내가 못했던 것을 내 제자들이 이뤄낼 수 있도록 지도하고 싶다.

◇전남에 있을 당시, 팬들이 꽤 많았다고 들었다. 전남과 대전, 그리고 국민은행까지 여러 팀을 거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 지금 나의 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처음엔 팬과 선수 사이로 만났지만, 지금은 서로 인간적으로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전남에서도 아직 연락하는 팬이 있는가 하면, 가장 고마운 팬은 대전에서 만난 여성팬이었는데 그 친구는 아직도 내가 고양에 이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 경기장을 자주 찾아주곤 한다. 그 친구가 안양에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먼 거리임에도 이렇게 찾아와주는 것을 보고 정말 고맙다는 말을 백번 아니 수만 번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대전에 있을 당시, ‘대전의 지단’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었는데, 별명이 맘에 들었는지?

= 사실 ‘지단’이라는 별명은 전남에 있을 때도 가지고 있었다. 당시 팀 동료였던 김도근 선수가 내 외모를 보고 ‘지단’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내심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그 별명에 걸맞게 ‘지단’다운 실력을 운동장에서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에서도 1시간 먼저 나와 개인 운동도 하고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노력하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대전에서도 외모 때문인지 대전에서 보여준 활약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또 다시 ‘지단’이라는 별명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동기가 되었던 것 같다.

◇기록으로만 보면 2003년 대전으로 이적한 첫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선수생활의 가장 전성기는 언제였는가?

= 개인적으로 가장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1998년과 1999년이다. 특히 1999년에는 34경기에 출장하며 4골에 8도움을 기록했었다. 이때는 운동장에서 정말 플레이도 잘됐고 신이 나서 뛰었던 기억이 있다.

대전으로 이적한 첫해였던 2003년에는 2002년에 대전으로 오기 전, 전남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기 때문에 오기 같은 것이 생겨서인지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2003년에 대전에 오면서 나는 남들보다 학력, 체격 조건에서 나은 게 없어서 오직 노력만이 살길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남들보다 1시간 먼저 나와 개인 운동도 하고 팀 훈련을 하기 전에 항상 근력강화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내 실력은 내가 노력한 만큼 나온다는 것이 내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얻은 철학이기도 하다.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2003년 팀과 나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김종현 선수는 대전의 최윤겸 前 감독이 2003년 부임 첫해 데려온 선수이다. 최윤겸 감독은 김종현 선수에게 어떤 감독인가?

= 최윤겸 감독님은 내가 여태까지 만났던 지도자 중 가장 닮고 싶은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감독님은 항상 선수를 이해하는 감독이고, 또한 선수에게 믿음을 주는 감독이다. 선수와 지도자 간의 믿음이 깨지면 그 팀은 자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2003년 대전은 선수와 지도자 간의 믿음이 강했고 그랬기 때문에 팀 최고성적을 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나도 지도자공부를 하고 있지만 내가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면 최윤겸 감독님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도 최 감독님에 관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 있다. 홈경기나 원정경기에서 지거나 이기거나에 상관없이 항상 숙소에 도착하면 버스에서 먼저 내려 버스에서 내리는 선수들의 등을 툭툭 쳐주면서 선수들을 격려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감독님도 만약 경기에서 지고 오면 심적으로도 많이 힘드실 텐데, 선수들도 경기에서 지고 오면 감독님께 미안한 마음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숙소로 들어가곤 한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그런 내식을 안 하고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과 지도자 간의 믿음이 더욱 굳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 앞으로 지도자에 입문하려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 지금 나는 국민은행에서 플레잉코치를 맡으면서 AFC A급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지도자가 어떤 것인가를 배워가는 단계일 뿐, 확실히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계획은 서지 않은 상태다.

확실히 다짐해둔 바는 있다. 앞서 말한 최윤겸 감독님의 경우처럼 선수와 지도자 간의 믿음을 주는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고, 또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은 것이 나의 최종적인 꿈이다.

앞으로 <'지단' 김종현의 한국축구>를 통해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발전방향을 많이 토론하고자 한다. <매주 목요일 업데이트>

최영민 명예기자 (ymchoi@footballc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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