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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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충격의 6연패'를 당한 디트로이트

기사입력 2008.04.07 18:33 / 기사수정 2008.04.07 18: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제 메이저리그가 개막되고 나서 모든 팀들의 숨겨졌던 전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 겨우 5~7경기만 치른 팀들의 모습을 가지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만 가장 의아한 점은 바로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점쳐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개막전 이후 6연패를 당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시간으로 7일, 디트로이트의 홈구장인 코메리카 파크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합에서는 타이거스의 에이스인 저스틴 벌렌더마저 허무하게 무너지며 13-2로 대패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켄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개막전을 비롯한 3연전에서 내리 전패한 데 이어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에서도 모두 완패당하고 말았습니다. FA 최고 선수로 불린 ‘천재 타자’ 미겔 카브레라와 ‘좌완 특급’ 돈트렐 윌리스를 데리고 온 디트로이트는 이번 시즌 MLB 전체 팀들 중 뉴욕 양키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팀이 됐습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중부지구 단골 최하위 팀으로만 여겨졌던 디트로이트는 3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MLB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구단으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이런 투자를 끌어내기까지는 바로 타이거스의 거센 돌풍이 단단히 한몫을 했습니다.

2006년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루어냈고 2007년은 비록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뒤를 이어 중부지구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이해에는 타이거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관중인 3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고무적인 현상이 비로소 타이거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실력도 뛰어나지만 앞으로 보면 더욱 가능성이 충만하고 전도유망한 두 선수인 미겔 카브레라와 돈트렐 윌리스를 영입하며 월드시리즈 재패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개막전 이후 내리 6연패를 당한 것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우선, 켄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졌던 경기들을 살펴보면 극심한 타선이 부진을 첫 번째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당초 쉬어갈 곳이 없다고 평가받았던 타이거스의 ‘핵타선’은 순식간에 ‘물방망이’로 변해있었습니다.

단지 거포들만 즐비한 것이 아닌, 출루율과 타점, 그리고 장타율 등이 고른 선수들의 조화가 이상적으로 보였던 타이거스 타선은 그 장점을 전혀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모든 타자들이 자신들의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에도 효울적인 팀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선의 유기적인 조합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타선의 짜임새도 중요하지만 그 선수들이 보이는 집중력이 가장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타이거스 타선을 주름잡고 있는 강타자들은 전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한결같이 타석에서 보이는 집중도와 타격 폼이 흐트러져 있는 점은 현재 타이거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또한, 붙박이 1번 타자였던 커티스 그랜더슨은 시범경기에서 손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있는 상태이고 팀의 리더 격인 노장 게리 세필드마저 지난 로얄스와의 3차전 때, 손가락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여기에 믿었던 미겔 카브레라마저 대퇴 사두근 부상을 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었던 선발진들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연패의 사슬을 끊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일념으로 나온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는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와 5.2이닝동안 7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무려 9실점(4자책)을 기록했습니다. 믿었던 1선발이 무너진 디트로이트는 그 후에도 난타와 실책을 기록하며 13-2라는 처참한 대패를 당해 시즌을 앞두고 설레게 했던 홈 관중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아직 시즌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타이거스는 투수력과 타력, 그리고 수비력에 있어서 전혀 정비가 되어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타이거스에는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짐 릴랜드가 버티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의아해질 정도입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야구는 변수가 워낙 많고 표면적인 전략만 놓고 평가하기엔 한 치의 예상도 할 수 없는 종목인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보면 타이거스의 전력은 막강하지만 뛰어난 선수들을 어떤 형태로 조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입니다.

여기에 팀 선수들이 가지는 더그아웃의 분위기와 화합력은 MLB 팀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팀들이 부진을 겪는 경우는 대게 개성이 서로 다른 자존심 강한 스타들의 화합력 부재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부진의 연패에서 벗어나는 것이 타이거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겠지만 팀이 가지고 있는 부분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조직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앞으로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타이거스 선수들이 서서히 제 몫을 해주고 투타와 수비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보여준다면 타이거스는 연패보다 연승을 지속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직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엔 부족한 투타의 경기력과 집중력을 빠른 기간 안에 되살리느냐는 점입니다. 현재 아직까지도 개막전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팀은 타이거스밖에 없습니다. 악몽 같은 6연패를 당한 타이거스가 다음에 벌어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연전에서 얼마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지가 부진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관건으로 보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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