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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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족구] 동아시아 대회를 통해 드러난 '중국 축구의 폐해'

기사입력 2008.02.24 22:39 / 기사수정 2008.02.24 22:39

홍준명 기자




▲ 동아시아 대회 우승 소식을 전하는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지난 17일부터 동아시아(한국-북한-중국-일본) 축구팬들을 뜨겁게 달궜던 2008 동아시아  축구대회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 1승 2무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해 새해 대표팀 첫 일정을 멋지게 장식했다.

반면 안방에서 30년 '공한증'과 10년 '공일증'을 끝내고 우승을 거두려던 계획을 세웠던 중국은 여전히 그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간신히 마지막 북한전에서 승리를 거두어 최하위라는 망신살은 면했지만, 중국은 북한전에서 보인 최악의 매너로 자국 언론과 팬들의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축구 특유의 사납고 거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수많은 카드를 대가로 거둔 승리였기 때문이다.

비록 중국으로서는 전패 꼴찌의 수모는 벗어났지만 한국, 일본, 북한 모두에게 다시 한 번 투박한 기술과 부족한 실력,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경기 매너, 극히 거친 축구의 대명사로서의 중국축구에 대한 인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대회였을 뿐이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마지막 상대는 북한이었다. 결과는 중국의 3-1 승리로 끝이 났다. 아마도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전패로 꼴찌는 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중국의 승리를 가져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기는 매우 거칠었다. 이에 대해서 대부분의 중국언론조차도 차마 볼 수 없는 거친 경기였다고 등을 돌리는 분위기이며 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중국감독과 몇몇 선수들은 승리에 만족해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대회를 마친 후 중국언론들의 대강의 분위기는 다음과 같다.

중국의 'JF데일리'는 중국이 5장의 옐로카드와 2장의 레드카드는 북한전 승리에 대한 대가였다면서,  중국의 최종 성적 1승 2패는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는 결코 '반드시 이겨야 할 대회'까지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대회에서의 졸전은 앞으로 있을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의 전망을 이미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박한 기술,  거칠고 사나운 축구스타일, 무의미한 경고와 퇴장, 바로 이 세 가지가 월드컵 예선전에서 중국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일본은 여전히 기술적으로는 선두의 위치에 있으며, 체력과 파워를 높이 사는 한국 역시 이미 성공적으로 기술적 팀으로 변모했으며 선이 굵은 북한 역시 세밀한 기교축구의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유독 중국만이 거친 체력과 힘만을 중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처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중국축구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서 너무 거칠고 사나운 축구를 한다는 질책을 들은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중-일전 후 '중국이 이처럼 야만적인 축구를 한다면 영원히 진정한 강팀은 못 될 것이다.'라고 했고 한국 언론에서도 중국이 계속 거친 축구만 한다면 한국이 동아시아대회에 더 이상 참가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중국남자축구팀은 모두 14장의 옐로카드와 2장의 레드카드를 받았는데,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동아시아연맹은 이미 중국팀에게 4,500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결정했다고도 전했다.

동아시아연맹 규정에 따르면 한 팀이 한 경기에서 4장 이상의 경고를 받으면 만 달러 이하의 벌금을 물기로 되어 있다. 한편, 북한 역시 한국전에서 5장의 경고를 받아서 1,5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

[사진=중국의 '무술축구' ⓒ enorth.com]

중국의 'Enorth'는 북-중전에 대해서 중국이 너무도 거친 축구를 했다면서 중국이 구사한 것은 축구가 아니라 '무술'이었다는 기사를 전했다. 다음은 기사의 내용 요약이다.

- 중국이 북한을 이겼지만 매우 창피하다. 왜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도 비겼는데 북한에 졌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북한이 중국보다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보다 발길질을 못하기 때문에 북한은 졌던 것이다.

즉, '중국무림팀'을 맞이해서는 북한도 어쩔 수 없이 뒷걸음을 쳤던 것이다. 목조르기, 날아 차기, 씨름, 복부가격 등의 기본적인 무술동작은 이미 중국축구의 대표적인 초식이 된 것이다. 3월 26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에서 호주와 중국이 경기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무술축구'를 본 후 호주는 아마도 폭동방지 진압복을 입어야만 될 것이다. 중국축구가 남긴 가장 깊은 인상은 가슴 조임, 괴로움, 애끓음, 불안, 초조, 걱정일 것이다.

중국 경제망은 북한에 승리를 거둔 후 중국팀의 블라디미르 감독의 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 이겼다.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 이제야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다. 경기 전날 머리를 깎았더니 이겼다. 그래서 행운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우리는 완전히 우승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이 형세를 좌우했다. 북한전 승리는 우리가 90분의 경기를 완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국팀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용감한 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너무 많은 카드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언론들이 좀 너그러웠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 모두는 승리를 바란다. 언론과 여론에 대해서 느끼는 압박감으로 인해 카드가 많이 나왔던 것이다.

소후 스포츠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인 북한의 정대세에 관해서도 별도의 기사를 전했다. 기사에서는 정대세를 '북한의 루니'라고 칭했다. 그리고 그의 놀라운 활약의 중요한 3가지 원인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첫 번째로 그는 일격필살의 능력을 지닌 선수이고, 두 번째로 그는 북한과 일본의 축구스타일을 융합시킨 신인류이며, 세 번째로 그는 K리그에서조차도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고 했는데 이런 이유들로 인해 정대세가 무서운 활약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의 비아냥과 질책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중에서는 실패 후에도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치는 선수들이 언제나 있어왔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 'Espnstar'에서는 중국팀의 주전 공격수인 두전위(Du Zhenyu)의 말을 전했다.

- 한국과 일본에 패했지만 우리는 위로가 필요 없다. 우리는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에서 죽은 것도 아니다. 우리의 임무는 그 뒤에 있다. 한국과 일본에 패했다고 창피해할 수는 없다. 축구의 승패는 원래 이런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을 못 이겼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중국팀은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과 일본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결과가 절대로 이번 같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실력은 그들이 높지만 그때는 진정한 승부를 겨루어 볼 것이다.

중산 뉴스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패한 후 중국팀 주전 수비수인 리웨이펑(Li Weifeng)의 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 축구에서 승리와 패배는 모두 매우 정상적이다. 한 경기로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과 일본에 패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무엇을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중국축구의 수준은 여전히 그런 수준이다. 사실 현재 중국축구와 한일축구는 유소년축구나 리그 전체의 수준에서 모두 중국이 한국과 일본의 아래이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축구수준을 끌어올리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어서 중국의 순샹(Sun Xiang)의 말도 전했다.

- 한국과 일본은 피파랭킹이 우리보다 훨씬 높으며 중국과는 어쨌든 실력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니 전체적인 플레이에서 보자면 그래도 모두가 우리의 적극적인 면을 보아주기를 바란다.

이 밖에도 무수한 언론과 팬들의 반응 역시 대동소이했다. 중국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명언처럼 회자되는 자조적인 문장이 있다. '珍惜生命, 遠離中國足球', 즉,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중국축구를 멀리하라는 뜻이다.

이는 중국팬 입장에서 중국축구를 보고 있으면 그 타들어 가는 마음 때문에 일찍 죽는다는 뜻과 함께, 중국을 상대하는 팀은 부상 등으로 생명에 지장을 입을 수도 있다는 뜻 역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 문장은  중국팬들, 한국, 일본, 북한 모두에 의해서 다 함께 다시 한 번 곱씹어 지게 되었다.

대회는 끝이 났다. 비록 아쉬움은 남지만 한국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수비진에서의 집중력 강화 등의 과제가 남기는 했지만 허정무감독으로서는 유럽파의 불참 속에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선수기용과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북한의 놀라운 발전상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일본은 언제나 껄끄러운 상대라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대회 전부터 많은 이들이 예상했었던, 거칠고 반칙을 남발하고 깨끗하지 못한 매너를 보이는 중국축구는 대회가 끝난 이후에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동아시아축구대회는 동아시아의 축구발전을 목표로 하는 대회인데 중국이 계속해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회의 의미도 퇴색될 것이며 동아시아축구의 함께하는 발전 역시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나운 매너와 거친 반칙, 상상을 초월하는 비 매너(특히 한-중전 여자축구에서) 등을 고치지 못한다면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서는 축구를 족구(足球)라고 쓴다. 즉 '발로 공을 차는 것'이 축구이다. '발로 사람을 차는 것'은 더 이상 축구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무술이요. 쿵후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축구가 소림, 무술, 쿵후 축구라는 오명을 벗는 것은 중국축구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축구는 영원히 강호무림에서 홀로 무공이나 연마해야 할 것이다.



홍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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