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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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미리보기①] 윤동주와 송몽규, 두 청춘이 전해준 울림

기사입력 2016.02.16 13:00 / 기사수정 2016.02.16 11:32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 '서시' 中)
 
윤동주와 송몽규, 두 청춘의 이야기가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속 흑백의 화면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윤동주와 송몽규는 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사촌이자 친구, 그리고 라이벌이기도 하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두 사람은 확연하게 달랐다. 감성을 사랑하던 윤동주, 행동으로 보였던 송몽규.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에 대한 우정과 의지, 조국의 독립을 향한 마음은 하나였다.
 
영화는 1930년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취조를 받는 윤동주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전해진다. 누구보다 시를 좋아했던 윤동주는 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다. 윤동주에 비해 문학에 대한 열정은 없지만 재능이 뛰어났던 송몽규는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윤동주는 송몽규의 재능을 부러워 하면서도 속상해했지만 송몽규는 윤동주만의 시를 누구보다 응원한다. 이후 송몽규는 스승의 제안에 중국으로 떠나 독립운동을 한다.
 
하지만 송몽규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윤동주와 함께 연희전문학교로 향한다. 연희전문학교에서 송몽규와 윤동주는 문학지를 함께 만들게 되지만 글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송몽규의 생각과 순수한 감정의 시를 사랑하는 윤동주의 생각이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던 중 윤동주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온 시인 정지용을 만나기도 한다.
 
일제의 강압은 학교까지 들어오게 됐다. 결국 윤동주와 송몽규는 일본 유학길을 택했다. 일본에서 학생들과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송몽규와 달리 윤동주는 새로운 스승과 친구를 만나 시집을 발표할 계획까지 세운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과 달리 시대의 현실은 냉혹했다.
 

냉혹한 현실과 무언가 차가운 듯한 흑백화면,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아련하게 더 마음으로 다가왔다. 어린 나이지만 문학과 세상을 사랑하던 두 청년은 열정과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그를 행할 수 없는 현실에 눈물을 보이고 좌절하기도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본 이후에도 흑백화면이 주는 먹먹함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며 각자에게 있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되짚게 한다.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두 청춘의 이야기와 더불어 작품 중간마다 윤동주의 시가 삽입됐다. 강하늘의 덤덤한 목소리로 읽혀지는 윤동주의 시는 어떤 대사보다도 당시 두 청년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다가온다. 특히 후쿠오카 감옥의 창문에 비친 밤 하늘을 배경으로 읽혀지는 '별 헤는 밤'은 마음 한 구석을 두드리는 작지만 강한 울림을 준다.
 
윤동주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만큼 그의 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의 연출, 신연식 감독의 감성 가득한 시나리오와 더불어 강하늘, 박정민의 호연은 윤동주 시인을 청년 '동주'로서, 그리고 우리가 좀처럼 알지 못했던 그 시절 패기 가득한 마음으로 나라를 사랑한 청년 '몽규'를 재조명시켰다. 이들은 거창하게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은 대 시인과 독립운동가 청년이 아닌,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하며 문학과 세상을 사랑한 20대 청년 둘의 감성과 이야기를 덤덤하면서도 여운 깊게 녹여냈다.
 
'동주'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110분.
 
true@xportsnews.com / 사진=메가박스 (주) 플러스엠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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