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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인, 제 2의 안치홍? 공통점과 차이점 [나유리의 그린라이트]

기사입력 2015.03.14 07:00 / 기사수정 2015.03.14 00: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또 한명의 '슈퍼 루키'를 기대해도 될까.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황대인(19) 이야기다.

지난해 8월 25일 KBO리그 신인 2차 드래프트장. KIA는 한화에 이어 1라운드 두번째 순번을 가지고 있었다. 당초 KIA가 1라운드에서 대졸 투수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KIA는 의외로 경기고 내야수 황대인을 지명했다. 당시 드래프트장에서 KIA 정회열 스카우트팀장은 "사실 며칠전까지만 해도 1라운드에서 투수를 지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며칠 사이 갑자기 계획이 바뀌어 황대인을 지명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며칠 사이에 지명 선수가 바뀔만큼, '야수 최대어'로 불리던 황대인의 잠재력은 또렷했다.

"이범호 선배님같은 내야수가 되고싶다"던 경기고 유니폼을 입은 소년은 호랑이 군단에 합류했다. 마무리캠프에 이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부상 없이 완주에 성공했다. 캠프에서도 여기저기 인사하기 바쁜 신인이지만, 훈련을 할 때만큼은 베테랑보다 진지하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KIA의 코칭스태프는 황대인의 '타고난 유연함'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내야수로서 최적의 조건이다. 여기에 타고난 파워 덕분에 장타력도 함께 겸비하고 있다. 황대인도 "몸이 유연해서 그런지 야구를 하면서 한번도 부상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황대인을 '제 2의 안치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지난 12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안치홍은 KIA의 주전 2루수로, 신인 시절이던 2009년부터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2011년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 중 한명으로 자리잡은 스타 플레이어다.



신인 시절만 놓고 보면, 안치홍과 황대인은 공통 분모가 많다. 일단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 그렇듯 두 사람 모두 모교의 간판 타자였다. 안치홍은 서울고, 황대인은 경기고 출신이다.

포지션도 같다. 안치홍은 신인 시절 3루와 2루 수비를 연습했다. 이현곤과 김종국의 '백업 요원'으로서의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LG에서 트레이드 된 김상현이 '핫코너' 3루를 꿰차면서 안치홍은 자연스레 2루 백업으로 주 포지션을 옮겼고, 결국 대선배 김종국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가 됐다.

황대인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전 3루수인 이범호의 '백업'이자 군 복무 중인 안치홍 때문에 2루 수비까지 함께 연습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3루와 2루를 번갈아 출전했고, 시범경기에서는 주로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안치홍은 당시 KIA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조범현 감독은 그때의 안치홍을 "싹이 보이는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시범경기에서 41타수 3안타로 채 1할도 안되는 타율을 기록했지만, 안치홍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함께 얻었다. 황대인도 마찬가지다. 지난 가을 마무리 캠프부터 김기태 감독이 가장 기대해볼만한 신인으로 꼬박꼬박 거론하고 있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넉넉한 출장 시간을 소화하며 1군 적응기를 쓰는 중이다.

작은 공통점도 있다. 안치홍과 황대인 모두 프로 입단 전 가장 좋아했던 구단으로 KIA를 꼽았었다. 서울 출신인 안치홍은 "KIA의 연고지인 광주와 특별한 인연이 없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팀이었다"고 밝혔고, 전라북도 군산 출신으로 고교 시절 서울에서 자취를 했던 황대인은 KIA의 지명을 받았던 당시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는 '구수한' 소감을 남긴 바 있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무엇일까. 두 선수는 시즌 전초전인 시범경기에서의 분위기가 다르다. 앞서 언급한대로 안치홍은 2009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7푼3리를 기록했다. 본인 스스로도 "1할도 못쳤는데 나를 계속 1군에서 기용해주셨던 감독님께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반면 황대인은 5경기에서 12타수 6안타 타율 5할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그러나 안치홍은 신인 시절 스타성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조범현 감독의 처음 계획은 신인 안치홍을 1군에서 열흘 정도 머물게 하면서 분위기를 맛 본 후 퓨처스리그에 내려보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개막 2연전에 대주자로만 기용하며 흐름을 파악하게 했다.

그러던 중 찬스가 찾아왔다. 중견수 이용규의 복사뼈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안치홍이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안치홍이 1군에서 처음 상대한 투수는 그 당시에도 SK의 '에이스'였던 김광현이다. 그러나 안치홍은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고 눈도장을 확실히 박았다. 그해 안치홍은 올스타전 최연소 MVP, 최연소 홈런(19세23일),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19세3개월22일) 기록을 세웠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꼈다. 비록 시즌 타율(0.235)이 낮았고, 신인왕을 수상하지도 못했지만 많은 이들이 안치홍의 신인 시절을 인상깊게 기억하는 이유다.

바로 이 점이 황대인이 앞으로 넘어서야 할, 그리고 안치홍처럼 거머쥐어야 할 차이점이다.

황대인은 13일 시범경기 넥센전에서 역시 신인인 상대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이 '슈퍼 루키'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기대감만큼은 충만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황대인, 안치홍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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