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5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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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8위의 굴욕'을 씻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5.01.12 06:44 / 기사수정 2015.01.11 14:5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년 연속 8위.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라는 별칭이 무색한 성적이다. 하지만 이미 받아든 성적표를 외면한다고 해서 등수가 오르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부딪히고, 파고들어야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동안 KIA 타이거즈는 씀씀이에 인색한 구단은 아니었다. 이범호를 시작으로 최근 수년간 김주찬, 이대형(현kt) 등 타자 위주의 FA 영입을 과감히 실행했고, 김병현, 최영필, 김태영 등 즉전감 베테랑 투수들을 데려와 흔들리는 마운드에 축을 심었다. 그렇지만 4강 진출은 매번 '희망 고문' 수준에서 끝났다. 냉정히 말해 투자가 성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지난 2~3년의 성적이 이렇다 보니 2015시즌을 예측하는 전문가 중에 KIA를 전력 상위권으로 뽑는 이는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뚜렷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던 '키스톤 콤비' 안치홍, 김선빈이 나란히 입대한 상황인 데다 1번 혹은 9번 타순에서 주전 중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대형의 이적, 기약 없는 부상선수 등 여기저기 누수가 많다.

또 이번 겨울에는 특별한 전력 보강도 없었다. 반면 2년간 FA로 5명을 영입하며 '꼴찌 탈출'에 시동을 건 한화, 결코 만만치 않은 신생팀 kt 등 리그 판도도 결코 KIA에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그래도 KIA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의 자진사퇴 이후 김기태 전 LG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KIA의 연고지인 광주 출신인 김기태 감독은 LG 감독 시절 10년만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최근 좋지 않았던 성적으로 패배 의식이 알게 모르게 깔려있는 KIA 선수단에도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제격이라는 평이다.

11일 KIA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2015년도 연봉 협상 결과도 생각보다 '한파'는 매섭지 않았다. 곽정철, 한기주 등 재활이 길어지는 선수들과 이범호, 최희섭, 서재응 등 기대에 못 미친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하면 연봉이 삭감된 선수가 많지 않다. 김병현은 트레이드 전 연봉인 2억원이 동결됐고, 나지완과 신종길, 최영필, 김태영 등 주요 선수들이 지난해보다 높은 액수에 사인을 마쳤다. 

'에이스' 양현종의 잔류도 호재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으나 여러 사정상 불발됐고, FA 자격을 얻는 2년 후를 기약하기로 했다. 투수 한명이 아쉬운 KIA에게 양현종의 존재감은 더없이 든든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KIA는 양현종에게 팀 역대 최고 인상액(2억8000만원) 타이틀을 선사했다.

하지만 도약을 노리는 KIA가 정말 달라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망주들의 성장이 최우선시 되야 한다. 그동안은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고, 결국 이것이 나쁜 성적으로 이어졌다. 야수 뿐만 아니라 마운드도 마찬가지. 최영필, 김태영, 김병현이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들을 위협할 수 있는 신진 세력이 성장해야 동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의 더딘 성장. 지금까지 KIA가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제로 베이스'에서 팀을 새로 꾸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단을 살펴보는 김기태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예년처럼 투수조, 야수조 나누지 않고 오키나와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한다. 각자의 기준점을 둔 체력테스트도 비시즌 선수들을 긴장하게끔 만들고 있다.

다시 뛰는 KIA가 올해에는 2년 연속 8위의 굴욕을 씻어낼 수 있을까. 하위권으로 분류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고향팬들에게 꼭 한번 받아보고 싶었다"는 김기태 감독의 바람도 이뤄질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더 많지만, 작은 변화가 동남풍을 몰고 온다면 느낌표로 바뀔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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