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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1일만의 선발 ' 정재원, '신데렐라 스토리' 쓸까

기사입력 2012.07.26 08:53 / 기사수정 2012.07.26 10:30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마크 로스맨 감독의 영화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주인공 샘(힐러리 더프)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게임을 피하지 말지어다(Never let the fear of striking out keep you from playing the game)"라는 대사를 남겼다. 무려 1041일 만에 1군 무대 선발로 나서는 '광속 사이드암' 정재원(한화 이글스)도 두려움 없는 투구로 데뷔 첫 선발승과 함께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한화는 26일 대전구장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투수로 정재원을 낙점했다.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 2009년 9월 19일 문학 SK전 이후 1041일 만의 선발 등판이다. 정재원에겐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재원의 선발 등판 기록은 2009시즌 4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당시 그의 이름은 정종민이었다. 선발로 나선 4경기 성적은 4전 전패 평균자책점 13.86, 그야말로 참담했다.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009년 9월 19일 문학 SK전서는 아웃카운트 1개만을 잡아내면서 4실점하고 물러났다. 그 해 12월 정재원으로 개명한 그는 이후 1군 선발 등판 기록이 없다.

이듬해인 2010년 12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79으로 부진했던 정재원은 지난 시즌 초반 두각을 나타내는 듯 보였다.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된 정재원은 시즌 초반 2경기서 나란히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월 6일 대전 KIA전서는 데뷔 8년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9-9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라 이종범을 2루수 뜬공, 이용규를 우익수 뜬공, 김선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이후 연장 10회말 터진 이대수의 끝내기 홈런으로 감격의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정재원은 이후에도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치며 4월 성적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1.98(13⅔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 들어 평균자책점 18.56, 6월 4.76, 7월 9.00, 8월 40.50으로 하락세를 타면서 등판 기회도 줄어들었다.

들쑥날쑥한 제구가 문제였다. 정재원은 지난해까지 54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볼넷 58개, 몸에 맞는 볼 20개를 내줬다.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빠른 구속을 자랑했지만 제구 불안이 계속되자 전혀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정재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에는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 2경기서 1⅓이닝 6자책으로 무너졌지만 나머지 8경기서는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3홀드 평균자책점 5.79, 하지만 7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줬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WHIP(이닝당 주자허용률)도 1.93으로 다소 높은 편.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면 최근 2차례의 퓨처스리그 선발 등판 기록이 괜찮았다는 점. 지난달 24일 경찰을 상대로 7⅓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볼넷 2실점, 3일 NC전서는 6이닝 4피안타(1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괜찮았다. 물론 1군 무대와 퓨처스리그의 격차가 있지만 선발로서의 가능성은 보여준 셈이다.

정재원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는 2경기에 나서 2홀드를 기록 중이다. 1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기에 표본은 작다.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공을 뿌린다면 데뷔 첫 선발승도 꿈만은 아니다. 1041일 만의 선발 등판, 정재원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사진=정재원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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