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프로 24번째 시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우승반지 획득에 도전했다.
하지만 끝내 우규민(KT 위즈)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리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KT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1-12로 패배했다.
이로써 KT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가 되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1차전을 8-7로 승리했지만, 8점 차에서 1점 차로 쫓기면서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2차전부터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창단 2번째 우승을 해내지 못하고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번 KT의 준우승이 가장 아쉬울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우규민이다. 그는 프로 24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이번에도 '무관 탈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휘문고 졸업 후 2003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우규민은 삼성(2017~2023년)을 거쳐 2024년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우완투수 중 가장 많은 통산 908경기에 등판해 88승 89패 91세이브 124홀드 평균자책점 3.85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우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하필 우규민이 LG에 입단한 후 팀이 10년 동안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고, 2013년에는 시즌 후반까지 선두 경쟁을 했으나 2위로 마무리했다.
삼성 이적 후에는 2021년 승률 공동 1위였지만,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끝에 현 소속팀인 KT에 지면서 2위로 떨어졌다. 우규민 본인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KT 이적 후 우규민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1승 무패 5홀드 평균자책점 3.3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우규민은 프로 24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에 등판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수비 도중 부상을 입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5차전 종료 후, 우규민은 팀 동료 김현수와 함께 더그아웃에서 삼성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1루 더그아웃으로 인사를 온 강민호와 김지찬 등 삼성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우규민은 "너무 아쉬운 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만감이 많이 교차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연히 우승을 하게 되면 좋은 건데, 결국엔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거다. 우리가 졌으니까 허탈함과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데뷔 후 20년 넘게 우승반지를 획득하지 못한 강민호(삼성)와 우규민의 대결로도 관심이 쏠렸다. 4차전에서는 옆구리 부상이 있는 강민호가 타격한 후, 우규민이 걱정해주는 모습도 나왔다.
우규민은 "어찌 됐든 간에 둘 중에 한 명은 우승을 하는 거고 반지를 끼는 거기 때문에,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다"고 말했다.
김현수와는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 우규민은 "현수도 준우승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했다"고 했다. 선수들끼리 대화도 소개한 우규민은 "이기면 선수들이 다 잘한 거고, 지면 그 선수들이 못한 거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상대팀이자 과거 몸 담았던 삼성을 언급한 우규민은 "(기세가 올라온) 그런 게 있었다"며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기세가 올라왔다. 우리가 1차전을 넉넉하게 잡았으면 편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아쉽긴 하다"고 털어놓았다.
한 번 아픔을 겪었기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오르고 싶은 우규민이다. 그는 "한국시리즈를 이제 해봤고, 또 패배의 쓴맛도 봤다"며 "올 시즌 이렇게 됐지만, 내년 시즌도 다시 열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최고참으로서 후배들 다독여서, 더 좋은 시즌 만들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우규민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던질 수 있는 한 최대한 마운드에 서고 싶다.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이 많이 좀 와닿는 게 있었을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과, 진짜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과 함께 끝에 웃을 수 있는 걸 한번 만들어 가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대구, 김한준·박지영·양정웅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