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안세영 극찬' 퍼레이드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중계진은 그의 플레이에 "숨 막히는 정확성", "물리적 원리를 의심하게 한다" 등의 표현을 쏟아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슈퍼 500)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게임스코어 2-1(21-12 15-21 21-16)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13개 개인전 대회 중 준우승에 머문 전영 오픈(슈퍼 1000)과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일본 오픈(슈퍼 750)을 제외한 11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쓸어 담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코리아 오픈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안세영은 2022년 코리아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에도 같은 대회 정상에 오르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24년에는 파리 하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부상 치료 등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수원에서 열렸던 지난해 대회에선 결승에서 야마구치에게 게임스코어 0-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1년 만에 결승에서 야마구치와 재회한 안세영은 설욕전에 성공하면서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두 가지 대기록을 수립했다.
우선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까지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방수현이 보유한 코리아 오픈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방수현은 1993년과 1994년 연속 우승한 뒤 1996년 다시 정상에 올라 통산 3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후 30년 동안 누구도 방수현의 기록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안세영이 마침내 역대 두 번째로 코리아 오픈 여자단식에서 세 차례 우승한 선수가 됐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배드민턴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시즌 11회 우승을 2년 연속 달성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11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작성한 남녀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해엔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 인도 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즈(슈퍼 300), 전영 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일본 오픈(슈퍼 750),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덴마크 오픈(슈퍼 750), 프랑스 오픈(슈퍼 750), 호주 오픈(슈퍼 500),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는 트로피 목록이 더욱 화려하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아시아선수권대회,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인도네시아 오픈, 세계선수권대회, 중국 마스터즈, 2026 아시안게임,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코리아 오픈에서 우승했다.
안세영은 12월 한 해를 결산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투어 파이널스를 남겨 놓고 있어 역대 최초 배드민턴 단일 시즌 12회 우승 위업에 도전하게 된다.
안세영은 최근 야마구치와의 10차례 대결을 모두 이기는 등 강세를 드러내고 있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이번 대회를 포함해 3경기 연속 3게임 혈투를 벌이며 치열하게 싸웠다.
다만 승부의 고비가 된 3게임에선 안세영이 체력을 앞세운 정확한 샷으로 야마구치의 저항을 뿌리쳤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팬들은 안세영이 구사하는 샷의 정밀도에 많은 박수를 보냈다. 라인에서 불과 10cm 안쪽에 인공지능(AI)처럼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안세영의 샷에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BWF 국제신호 영어 중계를 맡은 중계진 역시 이런 점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많은 선수가 라인 밖으로 나갈까 봐 시도하지 못하는 샷을 안세영은 과감하게 시도했고, 상당수가 정확하게 들어갔다.
"대단한 샷! 그저 놀랍다(1게임 14-10)", "안세영의 환상적인 샷, 이토록 침착하게 때리다니. 말을 잃게 만든다. 그저 앉아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1게임 19-10)"는 칭찬으로 시작된 중계진의 극찬은 2~3게임에도 계속 쏟아졌다.
"이게 바로 안세영의 특징, 정말 침착하다는 거다. 0-4에서 다 따라붙었다(2게임 4-5)", "안세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완벽하게 타이밍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2게임 5-7)"고 코멘트하더니, 야마구치의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갈 것으로 판단해 지켜본 장면(2게임 8-9)에선 "숨 막히는 정확성이다", 대각선 하프스매시를 라인 안쪽에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장면(2게임 10-14)에선 "믿을 수가 없다. 물리적 원리를 의심하게 만든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야마구치를 헤어핀으로 유인한 뒤 그의 뒤로 푸시를 꽂아 넣는 장면(3게임 16-9)에선 국내 중계진도 "좋아요!", "정확해요"라고 호평했는데, BWF 영어 중계진도 "대단하다, 대단해! 최고의 플레이를 마지막에 아껴 두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안세영의 승리가 확정된 뒤엔 "전설은 계속된다. 역대 최고의 선수 등극을 향한 여정도 계속된다"며 "그녀는 여왕이 맞다. 안세영이 통산 세 번째로 코리아 오픈 우승을 차지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안세영은 4주간 휴식을 취한 뒤 12월 9~1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세계 톱랭커들과 다시 한번 승부를 펼친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