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여수, 권동환 기자) 세계랭킹 173위의 반란을 일으켰던 강민혁-이종민(이상 삼성생명) 조가 코리아 오픈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멈췄다.
둘은 결승에 오른 소속팀 동료 서승재-김원호 조(세계랭킹 1위)에게 자신들의 패배를 설욕해 달라고 부탁했다.
강민혁-이종민 조는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슈퍼 500) 남자복식 준결승전에서 호키 다쿠로-고바야시 유고(일본·세계랭킹 14위) 조에 게임스코어 0-2(14-21 18-21)로 패했다.
상대는 2021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고 2022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강호였다.
강민혁-이종민 조는 1게임에서 11-9로 앞선 채 인터벌에 돌입했지만, 이후 연속 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2게임에서도 7-6으로 앞서다가 내리 8점을 내주며 7-14까지 밀렸다. 막판 18-20까지 추격했으나 이종민의 라켓 줄이 끊어지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돌풍은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처음 호흡을 맞춘 강민혁-이종민 조는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세계랭킹이 173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강민혁은 서승재와 함께 2023년 세계선수권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했던 선수다.
두 선수는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8강에 올랐고,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의 오카무라 히로키-야마시타 교헤이 조(세계랭킹 27위)와 구마가이 가케루-니시 히로키 조(세계랭킹 17위)를 연달아 격파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강민혁은 "결승까지 올라갔으면 좋았겠지만 이번 대회는 여기서 마무리하게 돼 아쉽다"고 밝혔다.
이종민도 "응원해 주신 팬분들 앞에서 4강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마지막에 내전(한국 선수끼리 경기)을 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전했다.
특히 이종민은 마지막 랠리에서 라켓 줄이 끊어진 상황을 떠올리며 "끊어졌더라도 랠리가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끊어지고 끝이 나다 보니까 라켓을 바꿀 수도 없어서 더 아쉬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두 선수는 신생 조합으로 거둔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민혁-이종민 조는 오는 10일 막을 여는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즈(슈퍼 500)와 17일 열리는 홍콩 오픈(슈퍼 500)에 참가해 호흡을 더 맞추고 2026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민혁은 "아직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뜻밖에 코리아 오픈 4강까지 올라오면서 많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파트너십을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두 대회를 잘 치러 좋은 랭킹으로 내년 5월부터 시작하는 올림픽 레이스에 참가하는 게 단기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종민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신뢰도 더 쌓은 것 같다.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선은 이제 결승에 진출한 삼성생명 동료 서승재-김원호 조로 향했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이날 준결승에서 만웨이충-티카이운(말레이시아·세계랭킹 9위) 조를 게임스코어 2-0(21-17 21-17)으로 제압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앞서 서승재-김원호 조는 강민혁-이종민 조를 향해 결승에서 만나자는 응원을 보냈지만, 한국 선수 간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강민혁은 "같은 소속팀이어서 결승에서 내전을 했으면 정말 좋은 그림이었을 텐데 도달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우리를 이긴 일본 팀과 경기하기 때문에 꼭 복수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진=진남체육관, 권동환 기자 / 대한배드민턴협회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