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포스트시즌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2026년 가을야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외야수 박승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1차전 패배 후 3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 팀의 우승 확률은 95%(20회 중 19회)나 된다. 만약 정상에 오른다면,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4차전에서 삼성은 김지찬(중견수)~박승규(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최형우(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김도환(포수)이 스타팅으로 나왔다.
2, 3차전에서 선발 우익수로 나섰던 김성윤 대신 1차전 우익수였던 박승규가 먼저 나간다. 그는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고, 3차전에는 6회 대수비로 출전해 8회 쐐기 솔로홈런을 터트려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1회에는 '한아두'(한 이닝 아웃 2개)를 기록한 박승규였다. 1회 김지찬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박승규는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로 진루시켰다. 이후 로건은 구자욱의 볼넷을 시작으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한 이닝 6점을 내줬다. 박승규는 타자일순 후 다시 등장했으나,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하지만 이후 박승규의 맹활약이 시작됐다. 3회 삼성은 이재현이 선두타자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고, 류지혁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김도환의 번트 시도가 병살로 이어지며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갔지만, 폭투와 김지찬의 볼넷으로 2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박승규가 친 날카로운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를 맞고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안타가 됐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삼성은 7-1로 달아날 수 있었다.
삼성은 5회 3점을 내주며 3점 차로 쫓겼는데, 곧바로 달아날 수 있었던 것도 박승규의 역할이 컸다. 5회말 이재현과 김지찬의 볼넷 등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는데, 이때 박승규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리면서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7회에도 오른쪽 안타로 출루했고, 다음 타자 구자욱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팀의 10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박승규는 5타석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도 "박승규가 타선에서 활발하게 잘 움직인다. 자욱이가 컨디션 좋아서 승규가 연결 잘해주고 타점도 올린다"고 칭찬했다.
"알토란보다 더 크다"며 박승규의 활약상을 언급한 박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리액션도 미친 것 같다"며 "승규의 리액션이 팀 분위기를 너무나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4차전 승리를 따낸 후 박승규는 "좋은 분위기로 4차전을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의 칭찬에 대해 박승규는 "플레이오프 전부터 '미친 놈이 되는 것'이 각오였다. 좋은 쪽으로 미치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웃었다. 그는 "흥분을 잘하는 스타일이다. 중요한 상황에 쳤을 때 그렇게 더 해야 분위기도 올라오고, 그래야 상대 기세 누를 수 있다. 그래서 더 크게 한다"고 리액션에 대해 언급했다.
박승규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에서 구자욱(타율 0.467, 1홈런 7타점 4득점)과 함께 우승시 MVP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박승규는 "MVP는 시리즈 우승을 해야 받을 수 있다"며 "시리즈 MVP 욕심보다는 우승 욕심이 더 크다. 우승하고 자욱이 형이 시리즈 MVP 받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