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이렇게 압도적인 최강자가 24살이라니, 중계진도 허탈할 수밖에 없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이 올시즌 11번째 트로피에 단 한 경기 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중계진은 그의 나이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올해 24살이다. 아직도 이렇게 어린데, 이렇게 많은 걸 이루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안세영이 예상대로 4경기 무실게임(세트)을 챙기며 홈에서 3년 만의 정상 탈환에 바짝 다가섰다.
안세영은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슈퍼 500)'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16위 아케치 히나(일본)을 게임스코어 2-0(21-16 21-12)으로 격파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지난 3월 전영 오픈(슈퍼 1000) 결승에서 중국의 에이스 왕즈이(3위)에 0-2로 패한 뒤 8개월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으면서 파죽의 54연승을 내달렸다.
안세영은 지난 4월부터 아시아선수권 5승, 세계여자단체선수권(우버컵) 6승, 싱가포르 오픈(슈퍼 750) 5승,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5승, 일본 오픈 1승, 세계선수권대회 6승,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 5승,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단체전 2승, 아시안게임 개인전 5승, 덴마크 오픈 5승, 프랑스 오픈 5승을 챙겨 50연승을 일궈낸 뒤 코리아 오픈 4승을 더해 54연승을 기록했다.
안세영의 올해 전체 전적 71전 70승 1패로 놀랍다. 승률은 98.59%를 찍었다.
안세영은 지난달 프랑스 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생애 최고 성적을 올린 왼손잡이 아케치를 맞아 1게임 초반엔 고전했다. 인터벌(중간 휴식)을 10-11로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안세영의 '슬로 스타터' 본능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3연속 득점으로 전세를 다시 뒤집은 안세영은 15-13에서 다시 4연속 득점을 챙기며 승기를 잡고 2게임에 돌입했다.
2게임에선 체력 우위를 앞세워 154cm로 작은 아케치를 코트 곳곳으로 뛰어다니게 만들어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11-9, 16-11에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2-0 완승을 마무리했다.
아케치와의 준결승전 역시 안세영의 '배드민턴 쇼케이스'나 다름 없었다. 특히 이날 진남체육관엔 2000여 좌석이 일찌감치 동이 나 안세영은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44분간 자신의 세계 최강 면모를 홈팬들 앞에서 뽐냈다.
BWF 국제신호 영어중계진도 안세영의 실력과 인기, 그리고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업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계진은 안세영이 코트에 등장하자 "관중석의 이 반응 들어보자. 빈 자리가 없다. 모두가 이 선수를 보러 왔다"며 "올해 24살이다. 아직도 이렇게 어린데, 이렇게 많은 걸 이루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최근 안세영 경기 전에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그의 타이틀 소개가 이뤄졌다. "올림픽 챔피언, 세계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서 거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얼마 전 아시안게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아시아선수권 챔피언이기도 하다"며 안세영이 4개 메이저대회에서 전부 챔피언임을 다시 한 번 알렸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안세영에 대한 찬사는 끝날 줄 몰랐다.
1게임에서 중계진은 "그저 대단한 안세영이다. 나가는 대회는 거의 다 우승한다. 믿을 수가 없다. 전영 오픈 결승전 패배 이후 53경기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1게임 4-2)", "아케치가 안세영 상대 개인 최다 득점인 10점을 뽑아냈다(1게임 10-10)", "어렵다. 아케치에겐 어렵다. 네트에 붙였다가 다시 길게 가다니(1게임 20-16)", "최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안세영이 첫 경기를 챙겼다(1게임 21-16)" 등으로 안세영이 초반 리드를 당하다가 뒤집는 과정을 소개했다.
2게임에선 "아케치의 비디오 챌린지 성공 이후 마치 볼꽃이 타오른 듯하다. 안세영이 3점을 내리 뽑아내 5점 차를 만들었다(2게임 14-9)", "안세영의 매치 포인트, 정말 또 한 번 대단한 모습이다(2게임 20-11)", "안세영, 야마구치와 마찬가지로 최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너무 잘한다(2게임 21-12)", "안세영은 엄청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긴장하며 경기에 임한다더라(클로징 멘트)" 등으로 여자단식 최강자의 승부 근성을 다뤘다.
안세영은 8일 오후 1시에 열리는 결승에서 예상대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만난다.
둘은 이번 결승전이 통산 40번째 맞대결이다. 안세영이 지난해 9월 코리아 오픈 결승에서 야마구치에 0-2로 질 때까지 14승15패로 상대 전적에서 뒤졌으나 이후 10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기면서 지금은 안세영이 24승15패로 상당히 우세하다.
다만 야마구치 역시 가장 최근에 치렀던 안세영과의 두 경기(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결승, 2026 덴마크 오픈 결승)에선 한 게임을 따내며 접전을 펼친 만큼 이번 결승에서도 세계 1~2위, 두 월드클래스들이 치열하게 싸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