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중동 정세 불안에도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막할 2027 AFC 아시안컵의 경기 일정을 발표, 대회 정상 개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일본 매체는 "유럽 구단들이 선수들의 아시안컵 파견을 거부할 수 있디"는 의견을 내놨다.
AFC와 아시안컵 조직위원회는 27일(한국시간) 2027년 대회의 경기 시작 시간과 경기장을 확정해 공개했다.
사우디에서는 사상 처음 개최되는 내년 AFC 아시안컵은 24개 팀이 참가한다. 수도 리야드에 5개 경기장, 제 2의 도시인 제다에 2개 경기장, 그리고 알코바르에 1개 경기장 등 3개 도시의 8개 경기장에서 총 51경기를 치른다.
대회는 내년 1월 7일 오후 8시 리야드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A조 사우디-팔레스타인 경기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거쳐 8강전은 1월 28일과 29일, 준결승전은 2월 1일과 2일에 열린다.
대망의 결승전은 2월 5일 오후 8시 7만2000명을 수용하는 리야드의 킹 파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개최된다.
한국도 이번 대회 출전권을 일찌감치 거머쥐었으며 E조에 속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베트남, 예멘과 E조에서 경쟁한다.
이번 일정은 최근 사우디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공항과 에너지 시설 등이 파괴되는 등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후티 반군의 몇 차례 리야드 공항 공습으로 민간인이 20명 가까이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대회 장소를 옮기거나 대회를 1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정부에서 사우디에 대한 사실상 입국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그럼에도 AFC와 조직위는 이번 경기 시간 및 경기장 확정 공지를 통해 대회의 원안 개최를 강행하겠다고 알린 셈이다.
AP통신 역시 "대회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아시아 각국 축구협회에 확신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조치"라고 풀이했다.
다만 사우디의 아시안컵 강행에 대해 일본 한 매체는 "유럽 구단들이 선수 파견에 강하게 반발할 것은 당연하다"며 각 구단 저항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 대륙 챔피언십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개막 2주 전까지 소속 대표팀에 무조건 합류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 산케이신문은 27일 공항 등 주요 기간 시설이 공습 위험에 처해진 사우디의 상황을 고려하면 각 구단이 집단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주장했다.
매체는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각국 클럽에 있어, 거액의 투자 대상인 톱클래스 선수들을 분쟁 리스크가 있는 지역에 보내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며 "아무리 구속력이 있는 FIFA 캘린더 기간(아시안컵 의무 차출) 기간 중이라고 해도, 클럽들의 강한 반발이나 파견 거절은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설득력이 있는 의견이다.
유럽 구단에선 프로 선수들을 회계 장부에 자산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김민재의 경우 바이에른 뮌헨이 3년 전인 2023년 여름 5000만 유로(추정·약 739억원)의 이적료를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나폴리에 지불하고 데려왔으며, 지금도 다른 구단에 팔 경우 최소 2500만 유로(약 370억원)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예멘이 맞대결할 때 '예멘 반정부 세력인' 후티 반군이 경기장에 미사일이라도 떨어트려 김민재 등이 사상을 입을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FIFA 의무차출 대회라고 선수를 무조건 보낼 순 없는 노릇이다.
신문은 "만일 아시안컵 기간 중 테러나 무력 공격이 발생하면 선수의 생명이 위협될 뿐만 아니라 AFC의 위기 관리 능력, 사우디 아라비아의 신용이 완전히 실추될 것"이라며 "그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사활을 걸고 유치한 2034년 월드컵 개최 능력 자체에 결정적인 의문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가 1월 사우디 아시안컵 참가를 결정하고 최종엔트리에 든 선수들의 해당 클럽에 차출 요구를 할 때, 클럽들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는 초강수를 두어서라도 차출을 반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안전이 당분간 말끔하게 해결되지 어려운 상황에서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강행하려는 것은 오히려 큰 문제를 낳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AFC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