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악의 부진에 빠진 가운데, 마이클 캐릭 감독의 거취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공식전 8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면서 경질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지만, 캐릭 감독은 일단 다가오는 첼시전까지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구단 수뇌부가 차기 사령탑 후보를 검토하는 상황에서도 당장의 감독 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7일(한국시간) "캐릭 감독이 화요일(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훈련을 지휘했으며, 토요일(31일)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구단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캐릭 감독의 장기적인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기존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맨유는 지난 25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26-2027시즌 8라운드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앞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탈리아의 코모에 1-4로 대패했던 맨유는 불과 닷새 사이 두 차례나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공식전 8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맨유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단 2승에 그치고 있다. 리그에서는 8경기 동안 승점 7점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16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과의 격차도 승점 1점에 불과하다. 이는 맨유가 1986년 이후 40년 만에 기록한 최악의 시즌 초반 성적이다.
결국 구단 수뇌부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SPN에 따르면 오마르 베라다 맨유 CEO와 제이슨 윌콕스 풋볼 디렉터는 본머스전 패배 직후 캐릭 감독의 거취를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지난 26일 구단 훈련장인 캐링턴에서 관련 회의를 이어갔으며, 캐릭 감독 역시 이날 훈련장을 방문했다.
다만 논의 이후에도 감독 교체에 관한 공식적인 결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캐릭 감독은 27일 예정된 훈련을 정상적으로 지휘하면서 첼시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캐릭 감독을 둘러싼 분위기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지난 1월 후벵 아모림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은 캐릭 감독은 무너졌던 팀을 빠르게 수습하며 리그 3위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구단과 2년 정식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새 시즌이 시작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부진한 경기력과 잇따른 패배로 불과 5개월 만에 경질 위기에 몰렸다.
선수단 내부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코모전 패배 이후 팀의 전술적인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고, 캐릭 감독은 이어진 본머스전에서 페르난데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는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캐릭 감독은 해당 결정이 징계가 아닌 순수한 축구적 판단이었다고 설명했지만, 팀의 핵심 선수와 사령탑 사이의 불협화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구단 수뇌부를 향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본머스전 종료 이후 맨유 팬들은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부었으며, 글레이저 가문과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 윌콕스 디렉터를 향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캐릭 감독이 경기장을 떠날 때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감독 개인에 대한 팬들의 애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맨유는 이미 후임 감독 후보군도 검토하고 있다.
ESPN은 앞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에디 하우 감독과 독일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등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임 협상이나 최종 결정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캐릭 감독은 본머스전 이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특별히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평소처럼 일을 계속할 뿐"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맨유는 오는 31일 첼시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AS로마, 애스턴 빌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일단 첼시전까지 지휘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캐릭 감독이지만, 연이은 부진으로 입지가 크게 흔들린 만큼 한 경기 한 경기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