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595일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리버풀을 상대로 실수를 저지르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스페인 현지 매체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았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6-202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안필드 원정에서 이강인 카드를 꺼냈다. 4-4-2 전형에서 이강인은 훌리안 알바레스와 함께 최전방에 자리해 리버풀 골문을 노렸다.
이강인 개인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이강인이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선 건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이던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었다.
이강인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리그 선발 경기는 2025년 1월 23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페이즈 경기였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로 나서 전반 45분을 소화했고 PSG는 맨시티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선발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PSG가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대회 10경기를 모두 교체로 소화했다.
이번 여름 PSG를 떠나 아틀레티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강인은 새 소속팀에서 처음 맞이한 챔피언스리그 경기부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맨시티전 이후 무려 595일 만의 챔피언스리그 선발 출전이었다.
경기 초반 이강인은 알바레스와 함께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리버풀의 후방 전개를 압박하는 한편 공을 소유했을 때는 주변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먼저 리드를 잡은 쪽도 아틀레티코였다. 전반 17분 알바레스의 침투 패스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향했고, 요렌테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강인도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했다. 전반 27분 오른쪽에 자리한 줄리아노 시메오네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어진 공격에서 시메오네의 크로스를 받은 알바레스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그러나 한 골 차 우위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에게 동점골을 내준 아틀레티코는 후반 시작 5분 만에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에게 추가 실점하면서 오히려 리버풀을 쫓아가는 처지가 됐다.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4분 변화를 택했다. 이강인을 불러들이고 아데몰라 루크먼을 투입했다. 이로써 이강인의 595일 만의 챔피언스리그 선발전은 59분 만에 끝났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을 바라보는 현지 언론의 시선은 냉정했다.
스페인 매체 '엘데스마르케'는 리버풀전에 출전한 아틀레티코 선수들의 활약을 평가하면서 이강인에게 평점 4점을 매겼다.
매체는 이강인에 대해 "이강인은 다른 선수들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떨어졌다"며 "공격 작업에서 동료들과 호흡할 때는 정교한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희미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에게 낮은 점수를 준 결정적인 이유로 실점 장면을 들었다. 매체는 "자기 진영에서 볼 소유권을 잃었고, 여기서 리버풀의 첫 번째 골이 시작되면서 낙제점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강인만 낮은 점수를 받은 건 아니었다. 역전패를 당한 아틀레티코 선수들 가운데 교체 투입된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는 2점에 그쳤고, 줄리아노 시메오네도 3점을 받았다.
통계업체 '풋몹'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이강인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한 번도 공을 만지지 못했고, 양 팀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인 6.1점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챔피언스리그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강인에게는 아쉬움이 짙게 남은 경기였다. 595일 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실점 과정에서 나온 볼 소유권 상실까지 현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