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백인천 전 감독 아래에서 '국민타자'로 거듭난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가 스승 백 전 감독을 추모했다.
지난 1996년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잡은 백 전 감독은 당시 어린 선수였던 이 코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 현실적인 조언과 혹독한 훈련을 통해 이 코치를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시켰다.
이 코치는 백 전 감독이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백 전 감독을 추모했다.
그는 "오늘 감독님의 별세 소식을 들었습니다. 감독님과 저는 정말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며 "갓 스무 살을 넘긴 저에게 감독님께서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에도 진출해야 한다.' 저는 현실적으로 제가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실행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감독님께서는 제가 더 큰 꿈을 꾸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신 정말 소중한 분이셨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 전 감독과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백 전 감독은 이 코치에게 "너는 어떤 타자가 되고 싶니?"라고 물었고, 이 코치는 망설임 없이 "홈런타자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코치의 답을 들은 백 전 감독은 이 코치를 홈런타자로 키우기 위해 한두 가지를 바꿨고, 이 코치도 백 전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이 코치는 "그날부터 감독님과 함께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연습 방법, 혹독한 훈련, 그리고 제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질 때마다 누구보다 엄하게 꾸짖어 주셨던 감독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라며 "순진하고 부족했던 저는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조금씩, 조금씩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정한 프로야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계속해서 "그 결과 저는 제가 꿈꾸던 홈런타자가 되었고,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분, 제가 꿈꾸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분이 바로 감독님이셨습니다"라고 돌아봤다.
이 코치는 아울러 "제가 가장 존경하고 감사했던 백인천 감독님께서 이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감독님,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마시고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제 야구 인생에 큰 꿈을 심어주시고, 제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님께 배운 것들과 감독님께서 제게 심어주신 자신감은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 코치는 "감독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존경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백 전 감독은 1963년부터 1981년까지 19년 동안 일본프로야구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75년에는 3할1푼9리의 타율로 퍼시픽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뒤 MBC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국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백 전 감독은 그해 4할1푼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고 타율이다.
이후 삼미에서 선수 겸 코치를 맡았고,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등에서 감독을 지냈다.
백 전 감독의 장례는 KBO장으로 치러진다. KBO장이 치러지는 것은 지난해 9월 이용일 전 KBO 총재 직무대행에 이어 두 번째다. 빈소는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층 전통실, 발인은 오는 17일 오전 8시다.
사진=이승엽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