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당분간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 전반기 선발 투수로 부진을 거듭하던 이의리가 후반기 불펜에서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하고 있다.
KIA는 지난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을 치러 4-10으로 대패했다. KIA는 이날 패배로 4위 재탈환에 실패했다.
이날 KIA는 선발 투수 황동하가 긴 휴식 뒤 등판에도 3이닝 6실점으로 충격적인 부진 아래 불펜진 추가 실점까지 겹쳐 대패를 맛봤다.
5선발 자리에서 황동하가 후반기 부진을 이어가는 흐름이지만, 이의리는 당분간 불펜진에서 승리를 지키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은 14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의리 기용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감독은 "이의리는 당분간 뒤에 두고 할 생각이다. 올라왔을 때 분위기 바뀌는 것도 크고 8회, 9회 강한 타자들 상대로 맞춰서 쓰는 게 좋다. 별문제 없이 가면 9회에 쓸 거고 가장 중요한 후반 타이밍에 기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마무리로 써도 전혀 문제 없을 것 같다. 우리 팀 불펜 중 가장 좋은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 8회에 어려운 상황이 생겼으니까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위니까 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의리는 지난 1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8회초 7-2 리드 상황에서 정해영이 2사 1, 3루 위기를 만들자 마운드에 올랐다. 이의리는 최형우를 154km/h 속구 2방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결정적인 흐름을 가져왔다.
앞서 11일 경기에서도 이의리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이의리는 11일 경기 3-1로 앞선 9회초 구원 등판해 구자욱, 최형우, 디아즈로 이어지는 삼성 중심타선을 중견수 뜬공, 중견수 뜬공, 삼진으로 처리하며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56km/h까지 찍혔다.
이의리의 이런 모습은 시즌 초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올 시즌 선발로 전반기를 소화한 이의리는 10경기 35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 9.42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다시 발목을 잡으면서 KIA와 이의리는 일본 단기 연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 6월 10일부터 김시훈, 홍민규, 강효종 등 투수 4명과 함께 일본 지바현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 랩'에서 2주 이상 훈련한 뒤 6월 28일 귀국했다.
귀국 후 불펜으로 후반기에 돌입한 이의리의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12일 삼성전까지 후반기 7경기 9이닝 1승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 2.00, 피안타율 0.161의 놀라운 대반전을 이뤘다. 선발로서 9.42였던 평균자책이 불펜으로 전환하자 2.00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선발 복귀가 KIA가 원하는 그림이지만, 이 감독은 당장의 선발 전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에 이의리가 선발진에 있으면 팀이 좋아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올해는 투구수를 100구까지 올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빌드업을 하려면 2~3번은 던져야 하는데 곽도규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어떻게 판단할지 상의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기는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선발과 불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할지 고민해야 한다. 의리를 선발로 내보내면 5~6번밖에 못 쓰는데 이게 더 확률이 높을지 아니면 이기는 경기에 쓰는 게 더 좋을지 고민하겠다. 내년에는 당연히 선발로 가는 게 더 좋지 않겠냐 싶지만 올해만 놓고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KIA 벤치는 결국 5선발 자리에 대한 고민을 안은 채 이의리를 마무리 자리를 포함한 필승조 역할로 활용하며 순위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과연 토종 선발진이 최대 약점이 된 KIA가 어떻게 잔여 시즌 문제를 풀어갈지 궁금해진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