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여자탁구의 18세 천재 하리모토 미와(세계랭킹 3위)가 이틀 연속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일본 매체 디앤서는 6일 "18세 하리모토 미와, 8강 진출! 0-2에서 중국 선수를 상대로 대역전…양손을 치켜들고 펄쩍 뛰며 기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리모토는 이날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2026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요코하마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12위 천이(중국)를 게임스코어 3-2(11-13 9-11 11-5 12-10 11-5)로 제압했다.
세계랭킹 3위의 자존심을 지켜낸 하리모토는 8강에 진출했다.
승리는 했으나 어려운 경기였다. 하리모토는 1게임 막판까지 치열하게 맞섰고 10-9 게임포인트에서 타임아웃까지 요청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오히려 흐름을 잡지 못하면서 11-13으로 역전패했다.
2게임 역시 9-11로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3게임부터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후 세 게임을 연달아 가져오면서 중국 선수에 믿기 힘든 3-2 역전승을 완성했다.
마지막 순간 승리가 확정되자 하리모토는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린 뒤 펄쩍 뛰며 기쁨을 터뜨렸다.
전날에 이어 또 한 번의 대역전극이었다.
하리모토는 1회전에서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일본의 깎신'으로 불리는 수비전형 하시모토 호노카를 상대로 1게임을 11-5로 따냈지만 이후 2게임과 3게임을 연이어 내주며 게임스코어 1-2로 몰렸다.
4게임에서는 2-6까지 뒤처졌다. 하리모토 본인조차 "4게임에서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 2-6이 됐을 때 이제 5점만 더 내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3게임을 내준 시점부터 마음속으로 많이 힘들었고 그게 4게임까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4게임을 11-9로 뒤집어 승부를 마지막 5게임까지 끌고 갔고, 최종 게임을 11-5로 따내며 3-2 역전승을 완성했다. 승부처에서는 무려 90차례가 넘는 랠리까지 벌어졌다.
하리모토는 "정말 길었다. 심박수도 엄청나게 올라갔고 다리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눈물까지 흘렸다. 하리모토는 "몇 번의 실수는 내가 의도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불안하거나 자신감이 없어서 이상한 기술이 나온 공이 있었다"며 "내 손을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이기고 나서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자신의 경기력에 아쉬움까지 드러냈다.
그리고 불과 하루 뒤 또다시 풀세트 승부가 펼쳐졌고, 다시 한번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틀 동안 무려 10게임을 치르는 접전 끝에 두 경기 모두 3-2 승리를 만들어냈다.
하리모토는 부모가 중국인 탁구 선수다. 오빠인 남자탁구 세계 5위 하리모토 도모가즈와 함께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뒤 10대 때 나란히 일본으로 국적을 바꿨다. 거기에 이름도 바꿨다. 중국이름 장메이허였던 하리모토는 성인 장 다음에 본(本)을 붙이는 식으로 바꿨다.
중국인들은 외국 국적을 취득해도 중국식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하리모토 가족은 그렇지 않았다. 중국 매체들이 하리모토 가족에게 "사실상 창씨개명을 했다"고 비난을 쏟아내는 이유다.
그러나 하리모토는 개의치 않고 10대 나이에 세계적인 탁구 선수가 되면서 일본을 대표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3월 충칭 대회에 이어 WTT 챔피언스 두 번째 우승까지 노린다.
하리모토의 8강 상대는 신유빈과 인도의 아크라의 16강전 승자다. 신유빈이 승리한다면 한일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의 맞대결이 성사돼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랠리즈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