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3회초 KIA 정현창이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긴장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할 수도 있겠지만, 기회가 왔으니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잘해주길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큰 전력 손실을 떠안았다.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가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KIA로서는 한순간에 내야의 핵심이 사라진 셈이었다.
KIA는 박찬호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시아쿼터 선수로 호주 국가대표 출신 제리드 데일을 영입했다. 하지만 데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민은 이어졌다. 결국 KIA는 지난 5월 26일 데일을 방출했다.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7회말 무사 1루 KIA 정현창이 SSG 조형우의 타구를 잡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데일이 팀을 떠난 뒤에는 박민이 유격수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타격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발을 앞세워 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박민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6일 문학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이범호 KIA 감독은 "(박)민이의 허리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고 해서 오늘(16일) 갑자기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민의 몸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는 다른 내야수들이 유격수를 책임져야 한다.
일단 유격수 경험이 있는 김규성과 정현창에게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16일과 17일에는 김규성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6일 2타수 무안타 1볼넷, 17일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3회초 KIA 정현창이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그러자 KIA는 18일 김규성을 대신해 정현창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이 감독은 "제임스 네일이 선발로 나오지 않나. (김)규성이도 수비를 잘하지만, 오늘(18일)은 (박)재현이도 출전하지 못해 (박)정우와 (정)현창이를 먼저 기용하면서 수비를 좀 더 보강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현창이도 공을 잘 보는 것 같다. 규성이의 컨디션이 좋았다면 계속 내보냈겠지만, 최근에는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며 "내일(19일)은 상대 선발이 김건우라 규성이가 경기에 나가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수비에 중점을 두고 현창이를 선발로 내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정현창은 4타수 1안타 1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KIA가 대거 5점을 뽑은 3회초에만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모두 출루했다. 경기 후반까지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점도 긍정적이었다. 팀도 12-2 대승을 거뒀다.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3회초 무사 1,2루 KIA 정현창이 카스트로의 1타점 2루타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2006년생 정현창은 김해부곡초-부산토현중-부산공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NC에서는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고, 팀을 옮기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정현창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지난해 7월 28일이었다. KIA는 NC와 3대3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홍종표와 외야수 이우성, 최원준(현 KT 위즈)을 내주고 정현창과 투수 한재승, 김시훈을 영입했다.
당시에는 즉시 전력감 투수인 한재승과 김시훈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KIA는 정현창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미래 내야수 자원을 확보했다"며 "준수한 콘택트와 좋은 수비 능력을 보유한 정현창이 향후 팀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정현창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77경기 51타수 8안타, 타율 0.157, 출루율 0.241, 장타율 0.216이다. 아직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뚜렷하지만, 수비와 주루에서는 꾸준히 활용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본인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기회가 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할 수도 있다"며 "기회가 왔으니 자리를 잡아가겠다는 생각으로 잘해주길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잘 치면 내일도 나가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